• ▲ (왼쪽부터) 하만택 코리아아르츠그룹 단장, 강민우 누오바오페라단 단장,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 정찬희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단장,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김방술 울산싱어즈오페라단 단장.ⓒ예술의전당
    ▲ (왼쪽부터) 하만택 코리아아르츠그룹 단장, 강민우 누오바오페라단 단장,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 정찬희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단장,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김방술 울산싱어즈오페라단 단장.ⓒ예술의전당
    1948년 1월 16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가 명동 시공관에서 초연된 날이다. 

    '춘희'는 알렉산더 뒤마의 소설을 베르디가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현대 사람들에게는 원작 제목인 '라 트라비아타'로 더 익숙한 작품이다. 일본인들이 '엇나간 여자'라는 뜻의 '라 트라비아타'를 '춘희'라고 의역한 것을 우리도 그대로 따르면서 무대에 올렸다.

    당시 의사이자 성악가였던 이인선이 제작과 번역, 남자주인공 '알프레도' 역을 혼자 소화해냈으며, 여자주인공 '비올레타' 역에는 한국 오페라의 대모 김자경이 마금희와 함께 번갈아 연기했다. 연출은 서항석, 지휘와 연주는 임원식과 고려교향악단이 맡았다.

    정찬희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오페라 역사가 올해 70주년을 맞이했다. 오늘날 100여 개의 오페라 단체가 생기고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예술가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 ▲ 1957.1.16 서울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춘희'를 공연하고 있는 서울오페라단.ⓒ서울 오페라단
    ▲ 1957.1.16 서울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춘희'를 공연하고 있는 서울오페라단.ⓒ서울 오페라단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와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이 공동 개최하는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4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옥·내외 무대에서 펼쳐진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벨라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누오바오페라단의 '여우뎐',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 울산싱어즈오페라단의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 코리아아르츠그룹의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 등 여섯 편이 공연된다.

    이번 축제에 참가하는 모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페스티벌 미리보기'라는 부제로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무료 예정돼 있다. 또, 한국오페라 역사 7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국립오페라단은 한국 오페라 역사 속 명장면을 '오페라 갈라'로 무대로 선보인다. 국내에서 최초 공연된 오페라인 베르디의 '춘희',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오페라 '리골레토',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으로 무대에 올렸던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임준희의 '천생연분' 등을 만날 수 있다.
  • ▲ 1957.1.16 서울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춘희'를 공연하고 있는 서울오페라단.ⓒ서울 오페라단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뜻 깊은 해를 맞아 정체성을 확립을 위해 한국 오페라 '천생연분'으로 갈라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며 "국내 오페라 수준이 세계 무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더 높이 비상할 거라고 확신한다. 관객과 대중으로부터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 국제적인 축제로 나아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오페라는 가격이 비싸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르로 여겨진다. 조직위는 오페라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티켓 가격을 지난해보다 3만 원 정도 낮게 책정했다. 오페라극장의 입장권은 1만~15만원, 한정 판매되는 페스티벌석은 2만5천~3만원, 자유소극장 공연은 3만~5만원이다.

    정찬희 위원장은 "한국의 성악가들이 세계 속에서 맹위를 떨치고 국격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오페라의 화려한 성과 뒤에는 소수와 특정인의 문화라는 이미지가 있다. 축제를 통해 오페라와 일반 관객과의 간격을 좁혀서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 ▲ 1957.1.16 서울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춘희'를 공연하고 있는 서울오페라단.ⓒ서울 오페라단
    무엇보다 올해는 여성 연출가들의 활약과 창작오페라가 눈에 띈다. 여성 연출가들이 대거 포진해 축제를 꾸미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면무도회'의 이회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김재희, '여우뎐'의 김숙영,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의 정선영,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양수연이 주인공이다.

    창작오페라 '여우뎐'은 한국 전래 설화 '구미호'를 소재로 해 2016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초연됐다. 천년동안 인간이 되길 기다려온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과 인간과의 갈등을 부각시켜 한층 더 긴장감 있게 풀어냈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번안한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는 원어로 들으면 희색 되기 쉬운 작품의 해학과 유머를 우리 사정에 맞게 각색하고 보완했다.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는 오페라 이야기를 판소리의 도창이 끌고 가고 오페라에 마당극 형식을 차용해 우리 고유의 극을 오페라로 구현해냈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콜센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