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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폭동 진압을 국가폭력으로 해석… 文대통령의 역사규정 독선

제주 4.3 추념식 참석,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만…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 진상 밝힐 것"홍준표 "좌익 무장폭동에 희생된 넋을 기리는 행사… 현재 권력이 역사마저 규정하려 하나"

입력 2018-04-03 15:17 수정 2018-04-03 17:24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제주4·3 평화공원에서 추념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 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12년 만에 참석, 희생자를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 추념사에서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어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난다"며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 보편가치를 되찾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현직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국가적 추념행사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약속의 의미가 담겨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 및 위패봉안실에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채 학살을 당했다"며 "1948년 11월 17일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중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초토화 작전'이 전개됐다"고 했다.

나아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1인 3만 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제주도민과 함께 오래도록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알려준 분들이 있었기에 4.3은 깨어났다. 민주주의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가 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제주 4.3 사건은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제주도당이 1948년 무장투쟁을 감행, 경찰지서 24개 중 12개 지서와 우익 인사, 청년 단체 등을 일제히 습격한 사건이다. 남로당 인사들은 제주도민들에 5.10 총선 거부와 더불어 공산주의 선동을 하면서 버텼고, 미 군정 군경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양민들이 희생됐다. 군경과 남로당 무장대 모두 반동분자를 처단한다는 명분으로 주민들을 학살, 이념이 빚은 근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이날 4.3 사건을 "국가 권력이 가한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남로당의 공산반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자칫 공산주의 폭동이 민중봉기로 미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SNS를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좌익 무장 폭동이 개시된 날이 4월 3일"이라며 "제주 양민들이 무고한 죽음을 당한 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홍 대표는 "(4·3 추념식은) 건국 과정에서 김달삼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 좌익 폭동에 희생된 제주 양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며 "이 날을 제주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된 날로 잡아 추념한다는 것은 오히려 좌익 폭동과 상관없는 제주 양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대중 전대통령도 1998년 〈CNN〉과 인터뷰에서 '제주 4.3 사건은 공산폭동'이라고 말 한 바가 있다"며 "4.3사건 재조명시 특별법을 개정할 때 반드시 이것도 시정 되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 또한 문 대통령의 추념사에 대해 "권력이 역사마저 규정하겠다는 독선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구두논평을 통해 "인사, 개헌, 경제 안보 등 국정 전체를 좌편향으로 몰고 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정권이 제주 4.3을 두고는 탈이념을 역설하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며 "그야말로 또다시 낡은 이념과 편가르기의 틀로 가두려는 추념사"라고 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4.3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함께 배·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같은 비판을 우려한 듯, 4·3 사건의 성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가 사건이라거나 항쟁이라거나 하는 정해진) 4.3의 공식 명칭은 없다"며 "대한민국의 숙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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