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불편해하며 非文 견인, 통합 원하는 여론 자극
  • ▲ 김종인 무소속 대선후보. ⓒ뉴시스
    ▲ 김종인 무소속 대선후보. ⓒ뉴시스

     

    김종인 무소속 대선후보가 12일 '본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종인 후보는 이날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공식 성명을 통해 "통합정부를 구성해 목전에 다가온 국가 위기를 극복해보겠다는 제 노력은 오늘로 멈추겠다"며 "제 호소는 늦었고 국민의 마음을 얻기에는 힘이 부족했다"고 이같이 선언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곁들였다. 그는 "국민들께서는 지난 15년 간 이 나라를 패권적으로 운영해온 소수의 책임자들을 제외하곤 모두 힘을 합치라는 명령을 하고 계신다"며 "그런 국민의 마음이 반영된 여론이 조성돼가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가 만든 비극이 지난 6개월간 온 나라를 멈춰 세웠다. 이 땅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는 후보를 지도자로 선택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후보가 언급한 '국민의 마음이 반영된 여론' 발언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지난 5일 김 후보가 대선 출사표를 던진 후 대선지형은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로 좁혀졌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전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대선 6자 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34.4%, 문 후보는 32.2%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그 뒤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5.7%, 심상정 정의당 후보 2.3%,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1.9%, 김종인 무소속 후보 0.6%로 조사됐다. 이 여론조사는 지난 10일 공개됐다.

    이 조사는 지역별, 세대별 대선 민심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전국 성인남녀 2,300명으로 확대 실시했다. 또 지난 7일부터 8일 양일간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RDD(임의 번호 걸기)를 활용한 전화 면접으로 실시됐다.(응답률 14.1%.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2.0%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래선지 김 후보의 그동안 대선 행보가 '새로운 대선 지형 구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이는 김 후보 측이 언급한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김 후보의 한 측근은 이날 오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가) 탈당을 했다는 것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은 원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때문에) 김 후보가 출마한 데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드는 데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김 후보의 대선출마 후 새로운 대선구도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이 측근이 언급한 '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말한다.

    김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 시나리오'를 반대하는 데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그중 문 후보 측이 현 시대 정신인 '경제민주화'를 경시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문 후보 진영에 합류한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지난달 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민주화는 실체가 없고 포퓰리즘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민주화'는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에 쏠린 부의 편중현상을 법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정신은 김 전 대표가 87년 현법 개정 당시 조항으로 넣었다.

    한편 김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뇌에 찬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후보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평생의 노력과 신념이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