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패권과의 결별 "단 하루를 정치해도 양심에 떳떳하게 하겠다"
  • ▲ 이언주 의원이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이언주 의원이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경기 광명을의 재선 이언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이언주 의원은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옳다고 생각되는 길을 의연하게 가겠다"며 "새로운 정치질서를 위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으로 간다"고 천명했다.

    5월 9일 대선이 3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자 대결 구도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선 후보가 있는 당을 떠나, 다른 야당으로 몸을 옮기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른바 '패권정치'에 대한 환멸이 극에 달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내가 경험한 정치현실은 사회갈등을 조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극단적인 대립을 통한 반사적 이익에 안주하는 것"이라며 "한국정치의 변화를 위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갔고, 또 가고자 하는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당의 많은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고, 친문(친문재인)패권이 탈당의 원인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아울러 "높은 지지율의 정당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에 솔직히 두렵기도 하다"면서도 "단 하루를 정치한다 해도 국민 앞에, 스스로의 양심에 떳떳하게 정치를 하겠다"고, 패권과의 결별에 후회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명서 낭독 이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이언주 의원은 지난해 2월 국민의당이 분당된 이후에도 1년여 동안 당에 남아 정치현실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패권의 벽이 공고해 이룰 수 없었다는 회한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이언주 의원은 울먹이며 간간히 눈물을 보이는 등 가슴아픈 심정을 내비쳤다.

    이언주 의원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탈당하고 싶지 않았다"며 "웬만하면 이 안에 있으면서 뭔가를 바꿔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김종인) 비대위 시절에 조직본부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바꾸려는 열망을 갖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노력하다가 포기하면서 점점 개선이 어렵게 돼간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 개월 간 생각한 끝에 이제는 (민주당의 변화는)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안철수 후보가 밖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당에 안주하면서 옆에서 구경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결기를 보였다.

    멀리 보면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부터 가까이 와서는 최근의 4·3 민주당 경선까지, 공고한 '재인산성'의 벽은 대한민국 정치의 혁신과 쇄신, 진정한 정권교체와 패권청산을 동시에 이루고자 하는 비문(비문재인)계 의원들에게 환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언주 의원의 '선도 탈당'은 민주당 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당장 이종걸·강창일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언주 의원은 "우리가 서로 간에 함께 하면 좋겠지만, 이 (탈당) 문제는 스스로 정치생명을 걸고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말하기는 어렵다"며 "각자 고심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아가 "어차피 (탈당) 결정은 내가 혼자 한 것"이라며 "그분들도 각자 입장과 여건에 따라서 본인이 스스로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나머지 분들이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연쇄 탈당' 여부는 미지수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