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헌특위 설치키로...정세균 "국익 차원서 논의해야"
  • ▲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이종현 기자
    ▲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이종현 기자

    수면 아래에 있던 개헌론이 급부상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잠잠했던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여야는 12일 탄핵안 가결 후 국정공백을 수습하기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키로 하고, 개헌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제 임기 중에 개헌이 됐으면 좋겠고,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20대 국회는 이 숙제를 정리하고 가면 좋겠다"며 개헌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 의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이 개헌에 반대하는 데 대해선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 특히 헌법을 우리가 개정하는 것은 그냥 단순히 법률을 개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게가 있고 또 중장기적 목표를 갖고 개헌해야하는 것"이라며 "대선주자나 제정파들도 개개인의 이해관계,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대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야권 안팎에서는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반문(反文·반문재인) 연대' 구도가 형성될 조짐이 엿보인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개혁세력이 새롭게 재편되는게 필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개혁 세력이 모아지는 데는 안철수 의원은 충분히 좋은 세력"이라고 연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 ▲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이종현 기자
    개헌론이 재점화되면서 대표적인 개헌 반대론자인 문 전 대표를 향한 비판 목소리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대선 전 개헌'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대통령 후보가 개헌에 대해서 찬성을 안 하니까 개헌을 못한다는 식으로 개헌 문제를 다뤄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문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가 과거 대통령들한테도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듣지 않았냐.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개헌을 하겠다'는 얘기는 전부 다 부정직한 사람들의 얘기"라고 문 전 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또 최근 촛불 정국에서의 문 전 대표 언행에 대해 "(문 전 대표의) 말에 일관성이 없다"며 "처음 거국내각도 거론했다가 중립내각도 거론했다가 명예퇴진도 거론했다가 나중에 촛불 시위가 격렬해지니까 결국 탄핵이라는 쪽으로 강도를 높여서 굉장히 극단적인 소리도 많이 했는데 그게 과연 일반 국민에게 좋게 비쳤을까"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전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촛불민심을 단순히 정치적 유불리로 접근해선 안 되고 시민주권의 제7공화국을 만드는 더 큰목표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개헌에 반대하는 문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지금은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며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개헌 논의가 재점화된 상황에서 정계개편 움직임마저 본격화될 경우 비문(非文)세력의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