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 유리한 최순실 정국 최대한 길게? 국정혼란 방치 역풍 맞을 수도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야3당 대표 회담을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야3당 대표 회담을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국민 여론을 살피던 야당이 길거리로 나가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야당의 장외투쟁이 국정 혼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오로지 당리당략에 의한 갈등·혼란 부추기의 행태인지 의문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민주당은 당원보고대회 형식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전국당원규탄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국민의당도 당 차원의 장외투쟁 동참을 결정했다.

    민주당은 다만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평화 시위를 강조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11일 오후 브리핑에서 "내일 집회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집회는 평화적이고 질서 있게, 성숙한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또 "오늘 촛불행사 주최 측도 철저하게 평화행진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어떠한 폭력적 행위나 시도도 단호히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촛불집회에서 (민심을) 경청만 하기로 했고, 추가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두행진이나 발언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여당은 국정 수습에 나서야 할 야당이 장외로 나가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김성원 대변인은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이 끝내 대화를 거부하고 장외투쟁에 나서는 모습은 국민의 바람을 뒤집고, 의회질서를 훼손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태도"라며 "야당은 국회를 버리고 결국 장외투쟁의 깃발만 들겠다고 하니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또 "촛불민심은 국민의 중요한 의사표시이지만, 거대야당이 국회를 나와 촛불에 기댄다면 국회의 기능과 역할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며 "국민은 야당에게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촛불에 곁불을 쬐라고 거대야당이란 큰 힘을 준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야3당은 이날의 집회 분위기를 통해 강경투쟁을 이어갈지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야당의 본격적인 길거리 투쟁이 '정권 퇴진' 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탄핵 절차 추진에는 나서지 않은 야당이 장외투쟁을 벌이며 야권에 유리한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려고 할 경우, 국회 버리고 국정 혼란을 방치했다는 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