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힌 대한민국, 개인·공동체 차원에서 자유정신 일깨워야"
  • ▲ 자유경제원은 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 홀에서 대한민국 건국 68주년을 기념하는 연속세미나 '대한민국 건국 68주년: 우리는 누구인가?'를 개최했다. ⓒ 자유경제원
    ▲ 자유경제원은 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 홀에서 대한민국 건국 68주년을 기념하는 연속세미나 '대한민국 건국 68주년: 우리는 누구인가?'를 개최했다. ⓒ 자유경제원


    자유경제원은 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 홀에서 대한민국 건국 68주년을 기념하는 연속세미나 '대한민국 건국 68주년: 우리는 누구인가?'를 개최했다.

    대한민국 건국 68주년 연속 토론회의 마지막은 '건국 68년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길'이 주제였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는 현진권 자유경제원이 맡았다. 발제는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고,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건국 68주년의 현주소'를 주제로 발제했다.

  • ▲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자유경제원
    ▲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자유경제원


    이영훈 교수는 "1963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경제가 연평균 9% 전후의 고도성장을 거듭하며 이룬 '한강의 기적'은 한국인을 지탱하는 국민적 자존심의 중요한 근거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국가경제의 생산성이나 자립도는 1970년대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영훈 교수는 "현재 한국은 소수 대기업의 투자와 수출로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제적인 경쟁력이 결여된 영세 중소기업이 비생산적인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라며 "이 같은 국가경제의 구조에서 저성장, 청년실업, 양극화와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영훈 교수는 "과거 한국적 국가혁신체제의 구축과 운영은 박정희 대통령의 권위주의 정치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라면서 "그로 인해 성공이 커질수록 저항도 함께 거세지는 모순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영훈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은 이 같은 모순을 한국인의 강한 민족주의 정서로 보완하고자 했다. 그가 적극적으로 육성한 민족주의는 의도와 반대로 박정희가 구축한 국가혁신체제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풀이했다.

    이영훈 교수는 "우리 민족주의는 전통사회로부터 물려받은 풍수지리와 샤머니즘의 문화적 토대에서 하나로 뭉치는 집단정서를 주요 질료로 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집단정서에 일본에 대한 적대감을 더한 것이 한국적 민족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영훈 교수는 "그 점에서 한국의 민족주의는 다른 나라의 민족주의와 달리 반근대적 지향을 강하게 안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훈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인의 근대적 개조를 위해 1949년 이승만 정부가 제시했던 교육법에 기초해 1968년 국민교육헌장을 공포했다. 하지만 1988년 민주화 시대가 열리고 국민교육헌장이 폐지되면서 그에 따른 교육가치도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영훈 교수는 "이후 근대문명의 보편적 가치로서 개인의 자유와 독립이 교육과정에서 자취를 감췄고 집권에 성공한 민주화 세력은 북한과의 평화공존 및 연합을 추구했다"면서 "1980년대 이후 이 같은 역사인식이 학계, 문화계, 정치계, 교육계를 차례로 장악했다. 그 결과 한국인들이 같은 국적의 국민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상이한 두 집단으로 분열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건국 68주년을 이야기 할 때 통일 문제를 주된 화두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자유경제원
    ▲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자유경제원


    류석춘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북한과의 통일 문제를 두고 두 체제를 그대로 두고 꾸준한 교류를 통해 통일하자는 이야기를 해왔다"면서 "북한의 모습을 보면 그런 식의 통일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북한이 주도하는 적화통일을 할 수도 없다. 방법이 하나 있다면 우리가 북한을 민주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석춘 교수는 "그동안 두 체제를 두고 통일하자는 담론이 많이 제시됐지만 그런 담론은 문제를 지적하고 깨끗하게 해결해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날아오고 사드 배치 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다. 통일과 체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북한부터 해방해야 한다. 이는 학계의 주도적인 '북한 민주화' 담론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는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들 중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이며 제조업, 수출 등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에 자긍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 자유경제원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 자유경제원


    배진영 기자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생일에 대해 상이한 주장을 하거나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자긍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는 상당 부분 '반(反)대한민국 세력'의 선동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지적했다.

    배진영 기자는 "이들의 선전 선동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네이션 빌딩(Nation Building)'에 실패했다는 증거"라며 "특히 국가를 지탱하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교사, 공무원, 법조인, 군인 등의 충성심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것에서 그 징조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사, 공무원이 만든 노조가 '반(反) 대한민국 활동'을 하는 일부 세력을 돕고 있다는 것이 배진영 기자의 지적이다.

    배진영 기자는 "대한민국이 '국가건설'에 실패한 원인은 상당 부분이 분단 상황 아래서 시작된 '민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한 뒤 "6.25 이후 일시적으로 반공 체제가 수립된 것이나 개발 연대를 위해 온 국민이 하나 돼 경제발전에 매진했던 것을 ‘네이션 빌딩’으로 착각한 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진영 기자는 "현재 대한민국은 길이 꽉 막힌 아포리아(Aporia) 상태"라며 "즉 나라 전체가 부패하고 나아갈 바를 못 찾고 있다는 뜻으로, 이는 자주, 자강, 자각, 자립을 기본으로 하는 자유정신의 확립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