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문재인, "민주주의 후퇴"…무리수 연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망론'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다급한 걸까.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연이은 무리수에 당내서도 피로감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20대 국회 최대 화두가 '민생'과 '협치'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10일 오후 서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6월 항쟁은 아직도 미완성이고 진행 중"이라며 정부·여당을 향해 각을 세웠다. 

문재인 전 대표는 "6월 항쟁의 힘으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상당히 발전해 6월 항쟁의 정신이 이제는 꽃피었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고 하더니 "그러나 오판이었다. 정권이 바뀌자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고,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민주주의의 완성이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이제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서서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까지 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신년사에 이어 지난 6일 현충일에도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훼손하는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등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운운하고 있다. 

그의 반복된 '민주주의 후퇴론'에 같은 당내에선 '문재인 전 대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어떤 민주주의를 얘기하는지, 그 내용이 문제"라면서도 "주권 표현의 자유 등 정치 제도적 민주주의는 많이 개선되지 않았나?"라고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29년전 6·10 항쟁은 직선제 개헌 등 정치민주주의의 요구였다"며 "이제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지도층이 집중해야한다. 경제민주화에 집중해야 될 때"라고 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민주주의 후퇴를 말하기 전에 스스로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재인 전 대표의 조급한 정치행보는 전날 부산 가덕도에서도 일어났다. 

부산을 지역구로 뒀던 문재인 전 대표는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 지지를 선언하면서 "서병수 부산시장마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해야 한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구가 지역구인 같은 당의 김부겸 의원은 "정치 지도자라면 이럴 때 더욱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내주 네팔 히말라야로 떠난다. "히말라야에서 정치적 구상을 하려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도 닦고 오려 한다"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1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 2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10%p 뒤진 16%에 그쳤다.

조사는 지난 7~9일 사흘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