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연구모임" 주장하지만...정치권 안팎서 "대권 위한 정치 모임" 해석
  • ▲ ▲ 19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무소속 유승민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19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무소속 유승민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여야 중진 의원들이 합세해 국회 연구단체인 '어젠다 2050'을 만든다. 청와대와 각을 세운 뒤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모임 결성의 배경과 향후 활동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국회 내 모임으로 초당적 입법 연구모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권을 위한 정치 모임", "사실상의 반(反)박(박근혜) 모임"이라는 등의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이 모임은 새누리당 쇄신파로 분류되는 3선의 김세연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임에는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뒤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등도 참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모임에 참여할 의원은 새누리당 5명(김세연·이학재·박인숙·오신환·주광덕), 더불어민주당 3명(김종인·조정식·이철희), 국민의당 3명(김성식·김관영·오세정), 무소속 1명(유승민) 등 총 12명이다. 


    김세연 의원은 "사회통합적 정책과 제도를 연구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의원들의 정책 연구 모임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단체는 단순한 정책 연구 모임 보다는 그 이상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의원과 김 대표 등 상당수 참여자들이 한때 박근혜 대통령과 한배를 탔다가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이른바 반박(反朴) 대표주자로 나란히 거론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은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파동 당시 '개인정치' 논란 등으로 박 대통령과 갈등을 겪다 이번 공천에서 탈락,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김세연 의원은 유 의원이 원내대표를 할 때 정책위 부의장을 한 친(親)유승민계로 분류된다. 

    특히 유승민 의원은 최근 강의 정치를 통해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김 대표는 차기 대선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가 차기 대권을 향한 정치 단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어젠다 2050'이 향후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싱크탱크와 힘을 합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전 의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장기 과제 연구를 위한 '새한국의 비전'이라는 싱크탱크를 설립, 제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어젠다 2050'와 '새한국의 비전'이 손을 잡고 '개헌 논의' 등을 명분으로 제4세력의 대권주자론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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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젠다 2050' 모임은 오는 7일쯤 국회사무처 등록신청 절차를 거쳐 이달 안에 창립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