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 갈등 수습에 안간힘 "두 분 협력해야"… 왜?
  •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왼쪽). 그는 원내대표 전까지 비주류로 분류됐다. 사진은 지난 20일 20대 국회 당선자 대회 당시 모습. 김종인 대표가 오른쪽에 앉아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왼쪽). 그는 원내대표 전까지 비주류로 분류됐다. 사진은 지난 20일 20대 국회 당선자 대회 당시 모습. 김종인 대표가 오른쪽에 앉아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회동 이후 관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5일 TBS 라디오 〈열린 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그런 감정들은 당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곁가지라고 생각하고, 잘 될 거라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의 모 식당에서 총선 이후 처음으로 만나 차기 당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인 합의추대론'을 두고 당내 친노 주류와 김 대표 측이 갈등을 빚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에 나가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대표 측은 "경선에 나가 달라 해 경선에 관심이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말이 서로 다른 셈이다. 김 대표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4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더 이상 문재인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 안 만나겠다"면서 "(당을)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親文)이라는 사람들이 이제 와 엉뚱한 생각들을 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는 당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고, 큰 밑그림을 그려주신 분이다. 김종인 대표는 그와 서로 손을 잡고 총선을 치른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이 수권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숙제를 잘 수행하는 모습을 갖추는데 두 분이 협력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는 경제 진보에 관한 아주 분명한 확신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주목해서 본 것은 대책이 있다는 점"이라며 "총선 프레임을 만들고 끌고 나간 쪽에게 먼저 (당을 이끌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게 좋겠다. 그것이 당을 위한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시들해진 것으로 평가받는 '김종인 합의추대' 카드도 버리지 않았다. "김종인 대표의 지도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어떻겠냐 생각해봤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은 김종인 대표가 합의추대를 하든, 전당대회를 연기하든 상관없이 당분간 계속 당권을 가져가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보인다. 김 대표의 장점을 '안정적이면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으로 꼽으면서 그가 계속 필요하다고 역설한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 사이에서 김종인 대표의 필요성을 더 강조한 발언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잘 될 것이라 본다"며 일축하기도 했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가 서로 협력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 사이에서 당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그간 원내대표에 당선되기 전까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됐다. 그는 원내대표가 되고 나서도 문재인 대표와 투톱 체제를 이루는 동안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다. 그는 지난해 6월 30일 문재인 전 대표와 러브샷을 하며 화해하는 장면을 연출한 다음 날에도 문 전 대표가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긴장과 완화를 반복하며 자리를 지켜왔다.

    문재인 전 대표와 현재 김종인 대표의 갈등상황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 "민주화운동으로 감옥 간 것도 아니고 비리혐의로 돈먹고 감옥 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 대표자 자격 기준에서 원천배제해야 한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정청래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한편 그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좀 더 미래로 가는 체제의 다당제가 그래도 어느 정도 국민 의지에 부합하는 제도일 수 있다"며 비판을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