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선까지 간판해달라", 김종인 "경선 안나가", 정장선 "추대 쉽지 않아"
  • ▲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표직 선출 방식을 놓고 김종인 대표 합의 추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경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표직 선출 방식을 놓고 김종인 대표 합의 추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경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표직 선출방식을 놓고 좀처럼 목소리가 모이지 않고 있다. 김종인 대표 합의 추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추대에 반대하고 경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20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해 "다수가 추대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장선 본부장은 "비대위원 중에서도 경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경선을 원하는 목소리가 다수면 경선으로 가는 것이 순리"라며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그러면서 "총선 끝나고 2, 3개월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초기에 이 같은 문제로 논란이 확대되는 것에 반대했다. 

    김종인 대표의 '합의 추대설'에 정청래 의원은 전날 "돈 먹고 감옥 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 대표 자격 기준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의원은 지난 17일 "당 대표 추대론 등 지금 발생하는 상황들에 하나씩 대응하는 것보다 복기와 진단이 중요하다"며 추대설을 우회적으로 경계했다. 

    정장선 본부장은 정청래 의원을 비롯해 최재성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당 대표에 대한 친노의 반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꼭 친노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문재인 대표와 가까운 분들은 굉장히 많다. 다수가 그런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아울러 당권 도전을 선언한 송영길 당선자를 비롯해 정성호·김영춘 비대위원 등을 중심으로 경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처럼 차기 당권을 놓고 논란이 커지자 정장선 본부장은 "여러 경선자가 있으면 당연히 경선으로 가야 하는 것"이라며 "당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건 당연히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김종인 대표는 그간 언론을 통해 여러 번 경선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지만, 다수가 추대한다면 받아들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김종인 대표가 '셀프비례'로 논란이 커지자 사퇴카드를 꺼냈고 이에 문재인 전 대표가 양산에서 급상경해 "대선까지 당의 간판 역할을 해달라"며 만류한 바 있다. 

    여기에 2기 비대위와 각 본부장 등 정무직 당직자에 친노인사를 배제하면서 합의 추대설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김종인 대표의 조기 하차도 예상된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6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당 지도부가 성립되면 제가 홀연히 떠날 수 있을 테니 그 점은 관심을 별로 안 가져도 될 것"이라며 은퇴 및 탈당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방문 때 약속했던 정계은퇴로 좀처럼 거취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방문 때 약속했던 정계은퇴로 좀처럼 거취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처럼 경선과 추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의 '오너'인 문재인 전 대표라면 방향을 잡아줄 수도 있겠지만 정작 본인부터 '정계 은퇴논란'에 발목이 묶인 상황이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의 거취문제가 정리되면 당권을 둘러싼 논쟁도 봉합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도 안 나가고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다가 총선에서 더민주가 호남 28석 중 3석밖에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호남 민심이 나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18일부터 1박 2일간 영·호남을 잇따라 방문한 것도 '정계은퇴 논란'에서 벗어나 정치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거취와 관련해 당 내부에서는 '호남방문이 수도권 승리로 이어졌다'며 감싸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장선 본부장은 "정치적 운명을 하나의 잣대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문 전 대표가) 더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14일 김종인 대표는 "수도권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지난 15일 "사즉생의 각오 표현"이라며 당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