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르(?)’ 김종인의 龍頭蛇尾
    “親盧청산 아닌 확대재생산”
    金成昱   
     
1. 
10일 발표된 ‘더민주’ 컷오프 명단은 용두사미(龍頭蛇尾)다. 정청래 의원이 날아간 정도로 그쳤다. 친노(親盧)의 핵심은 여전히 살아 남았다. 운동권 체질 개선이 아니라 분장(扮裝)일 뿐이다. 연극이 끝나면 분장은 지워질 것이고, 또 다시 ‘대안 없는 반대’가 대선과 맞물려 거세질 것이다. 아직 심사결과가 발표 안 된 더민주 현역은 50명. 이르면 11일 추가 컷오프 결과가 나오지만 국민의 눈높이엔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보인다.

2.
10일 발표엔 親盧성향으로 분류되는 최민희(경기 남양주병)·배재정(부산 사상)·박남춘(인천 남동갑) 의원이 단수(單數) 공천을 받았다. 대표적 운동권 출신 현역인 우상호·이인영 의원과 송영길 前의원도 각각 서울 서대문갑·구로갑 및 인천계양을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전날 있었던 발표서도 親盧계 김기준(서울 양천갑)·유승희(서울 성북갑)·유대운(서울 강북을)·은수미(성남 중원)·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 의원 및 최형재 예비후보(전주을) 등이 경선 대상에 포함 돼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의원 중엔 ▲非盧에 대해 ‘새누리당 세작’으로 비난한 김경협, ▲박근혜 대통령에 ‘귀태(鬼胎)’로 호칭한 홍익표, ▲당내 분란 중 최고위원회의에서 ‘봄날은 간다’ 노래를 부른 유승희, ▲밤에 술 먹고 경찰지구대를 찾아가 ‘바바리맨’을 찾으라고 호통 친 유대운 의원도 포함됐다.


10일 컷오프 명단은 선거용 쇼에 가깝다. 컷오프된 정청래·최규성·강동원·부좌현 의원 등은 汎親盧로 분류된다. 각각 정동영계, 김근태계, 유시민계, 천정배계다. 특히 부좌현 의원은 천정배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핵심 親盧는 윤후덕 의원 정도다. 그는 로스쿨 출신 딸 취업과 관련된 ‘갑질’ 의혹을 받아서 어차피 걸러질 것으로 예견됐다. 이미 잘린 강기정 의원도 정세균계다.


현재까지 이른바 청산된 親盧는 1차 컷오프에서 잘린 親盧중진 문희상·유인태 의원과 대리기사 폭행 논란 김현, 전대협 출신의 임수경 그리고 오늘 추가된 윤후덕, 정청래 의원 정도다. 국민의당이 친노패권·무능86세력이라고 규정한 <이해찬·이목희·정청래·김경협·전해철 의원> 중 정청래 의원만 공천 배제 대상에 포함된 셈이다. 6선인 이해찬 의원은 정밀심사 대상에서 빠졌고 김경협 의원은 경선을 치르게 됐으며, 이목희·전해철 의원에 대한 심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 당 대변인 김정현은 “친노패권주의 청산 공천이라고 평가하기는 턱없이 부족하고 오히려 친노패권주의가 확대재생산된 공천”이라고 혹평했다. 그다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3.
김종인 대표는 “양(量)보다 질(質)”이라고 말했지만 量이 質을 결정할 뿐 아니라 量도 質도 국민적 기대엔 미달한다. 그가 공언한 현역 20% 컷오프, 3선 이상 50%, 초재선 30% 컷오프가 진행될지 의문이다.

金대표는 “親盧패권주의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더민주에 들어왔고 “정치를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거나 “현실성 없는 진보노선의 대대적 수정을 하겠다”고 했었다. 그는 ‘영입된 계몽군주’나 ‘차르(czar:러시아 절대군주)’로도 불렸지만 결국 운동권 정당에 화장을 해준 정도다. 총선 뒤 곧바로 ‘김종인 이전’으로 돌아가 시대착오적 좌파(左派)근본주의도 계속될 것이다. 새누리당이 죽을 쑤고 더민주의 지지율도 상승하니 이른바 ‘현실적 당선가능성’을 이유로 변신의 몸부림을 끝내는 셈이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이사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