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말솜씨, 이제는 설득력도 잃었다…다른 의견에 귀 좀 기울여라”
  • ▲ 美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맹비난하는 칼럼을 실었다. ⓒ워싱턴 포스트 해당 칼럼 화면캡쳐
    ▲ 美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맹비난하는 칼럼을 실었다. ⓒ워싱턴 포스트 해당 칼럼 화면캡쳐


    美언론 중 비교적 좌파 성향이며 親민주당 신문으로 꼽히는 곳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다. 이런 ‘워싱턴포스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유명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이 쓴 ‘자기 목소리를 잃은 대통령 오바마’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서 리처드 코언은 “만약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윈스턴 처칠이 아니라 버락 오바마가 이끌었다면 지금 런던 올드빅 극장에서는 햄릿이 독일어로 공연되고 있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기조를 강력히 비판했다.

    리처드 코언은 칼럼에서 “대통령 자리가 오바마를 바꿨다”면서 “이제 그의 말솜씨는 짜증나고 설득력도 잃었다. 지지도는 44%에 불과하고 의회, 주의회, 주지사 등이 무능한 공화당으로 넘어갔다”며 오바마를 비판했다.

    리처드 코언은 또한 “지금 오바마의 문제는 말솜씨 재능을 잃은 데 그치지 않고 할 말이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오바마의 중동 정책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코언이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현재 테러조직 ‘대쉬(ISIS)’를 대하는 태도와 전략 때문.

    리처드 코언은 “파리 연쇄 테러가 실시간으로 방송 보도되면서 미국인을 공포에 빠뜨렸지만 오바마는 마치 낯선 사람의 장례식을 주관하는 목사처럼 냉담하게 옳은 말만 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쉬(ISIS)’와 이라크, 리비아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이리저리 뒤집는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리처드 코언은 “오바마는 ‘대쉬(ISIS)’ 격퇴를 위한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 일부 지상군이 파견돼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코언이 지적한 오바마 대통령의 ‘대쉬(ISIS)-이라크-리비아 전략’은 2014년 미군을 모두 철수시킨 뒤 이라크에 ‘대쉬(ISIS)’가 갑자기 등장한 뒤 야디지 족이 집단 학살을 당하고 이라크가 내전 상황에 빠지는데도 이를 두고 보다 미국인이 참수를 당한 뒤에야 결국 미군 병력 3,400여 명을 이라크로 다시 보낸 일을 말한다.

    리처드 코언은 칼럼에서 시리아 사태 초기에 적극 개입해 민간인 학살과 같은 인도적 재앙을 막고, 쿠르드족 등 소수민족을 훈련시켜 ‘대쉬(ISIS)’와 같은 세력의 출현을 막으라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음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오히려 조언을 듣고선 짜증을 내며 이를 비판한 사실도 지적했다.

    리처드 코언은 “오바마는 공화등 등이 자신에게 불만을 제기하면 ‘발끈하지만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비난하는데 발끈하는 것은 실은 오바마 자신”이라고 지적하며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말 좀 들으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 ▲ 美커뮤니티 사이트에 돌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패러디 가운데 하나. ⓒ美온라인 커뮤니티 '소다헤드닷컴' 화면캡쳐
    ▲ 美커뮤니티 사이트에 돌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패러디 가운데 하나. ⓒ美온라인 커뮤니티 '소다헤드닷컴' 화면캡쳐


    국내에서는 ‘워싱턴포스트’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코언이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칼럼을 쓴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지만, 최근 미국 여론을 보면 조금 달라 보인다. 리처드 코언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대외정책과 전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존 케리 美국무장관을 향해서는 “미국이 세계의 경찰관은커녕 학교 반장 역할도 못하고 있다”고 맹비판하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의 가장 큰 지지자인 ‘워싱턴포스트’마저 이 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최근 미국 내에서 점점 커지는 오바마 정부의 ‘무능력’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특히 오바마 정부의 중동 정책과 극동 정책은 美공화당과 군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중동의 경우 테러조직 ‘대쉬(ISIS)’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연쇄 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고,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미국 본토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주장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극동의 경우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다며 내세운 ‘인내 전략’의 실패, 中공산당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패권 전략,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이 얽힌 부분을 ‘힘이 수반되지 않은 대화’로만 풀겠다는 태도를 취하다 한미일 삼각 동맹이 흔들리는 부분들 또한 미국 내에서 비판거리가 되고 있다.

    여기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때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It's not my fault)"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 때문에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를 "내 잘못이 아닌 대통령(The not my fault president)"라고 조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