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시간 이용해 봉사활동 꾸준히 해온 마음 따뜻한 군인"
  • ▲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하다 숨진 정연승 상사. ⓒ육군
    ▲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하다 숨진 정연승 상사. ⓒ육군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특전부사관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은 지난 8일 오전 6시 40분쯤 경기도 부천 송내역 부근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해 구조에 나선 육군 특수전사령부 9공수여단 정연승(35)상사가 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9일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정연승 상사는 이른 아침 자신의 자가용을 몰고 출근하던 중, 편도 2차선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년 여성이 차에 치여 쓰러져있는 것을 목격했다.

    정연승 상사는 곧바로 자신의 차를 갓길에 세우고 의식을 잃은 여성을 돕기 위해 나섰다.

    중년 여성을 치인 사고 운전자가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에서 정연승 상사는 침착하게 사고 여성의 상태를 살피고 기도를 확보하는 등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 상사가 응급처치를 몰두하고 있는 사이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오던 1t 트럭이 정 상사와 피해여성, 사고운전자 등 3명을 그대로 들이 받았고, 정 상사와 피해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곧바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타인을 돕기 위해 헌신하다 숨진 정 상사는 평소 부대에서도 열정적인 솔선수범 자세로 복무해 부대원들의 귀감이 됐다.

    특수전사령부 9공수여단 장비정비대 소속인 정 상사는 손재주가 남달라 각종 장비 수리는 물론이고 동료들이 힘들고 어려워하는 작업도 척척해냈다.

    특히, 특수작전에 필요한 낙하산·잠수복·고무보트 등을 검수·관리하는 장비정비대에서 근무하며, 위장복(길리슈트·Ghillie suit) 제작과 연구 등 대테러·특수전 장비의 성능 개선과 부대 전투력 발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정 상사는 태권도 2단, 특공무술 3단 등 도합 5단의 유단자로, 스쿠바는 물론 동력수상레저 조종 1급 면허를 갖고 있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부대원들의 체력단련을 담당하는 교관 임무도 수행했다.

    사고 당일도 점호시간에 맞춰 병사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체력단련에 동참하기 위해 새벽 6시에 출근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정 상사는 평소 여가시간을 이용해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온 마음 따뜻한 군인이기도 했다.

    정 상사는 지난 2000년부터 부대 인근 장애인 시설과 경기도 시흥의 양로원을 찾아 목욕, 청소, 빨래, 식사 등을 도우며 어르신들과 정을 나눴고, 결식 아동과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 적극 나서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매월 10만 원씩 후원하기도 했다.

    특수전사령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희생의 본분을 다한 정 상사의 의로운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해 유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정연승 상사에게는 아내와 8살, 6살의 어린 두 딸이 있으며, 정 상사의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국군수도병원에서 부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