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정동영 "논의 중" 오신환 "무의미" 정태호 "홀로 돌파" 변희재 "불가능"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9일 오전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새누리당 오신환, 국민모임 정동영, (한 명 건너) 무소속 변희재 후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9일 오전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새누리당 오신환, 국민모임 정동영, (한 명 건너) 무소속 변희재 후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정식 후보등록이 관악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9일 오전 시작됐다.

    뜨거운 선거 열기를 반영하듯, 첫 번째로 후보 등록을 해 1번을 차지하겠다는 예비후보들이 아침 8시부터 몰렸다. 이 때문에 후보등록번호를 추첨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후보등록번호는 등록 순서만을 결정할 뿐 이른바 '기호'와는 관련이 없어, 후보등록을 마친 뒤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도 서로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있었다.

    9시 이전에 도착한 5명의 후보들이 제비뽑기 경쟁을 한 결과 1번 국민모임 정동영, 2번 무소속 변희재, 3번 공화당 신종열, 4번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5번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로 정해졌다.

    직접 추첨 상황을 지켜보던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대리인인 임종인 전 의원이 1번을 뽑아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하한다"는 말을 듣자, 멋쩍은 듯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한 자리에 모인 후보들은 공정선거를 약속하는 의미로 손을 잡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정식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관악구 선관위를 나서면서 취재진을 만나 출마 각오를 밝혔다.

    아래 각 후보의 출마 각오는 이날 뽑은 후보 등록 순서에 따른다.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활짝 웃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활짝 웃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과 여·야의 싸움' 정동영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주민 한 분이 나에게 '당신의 당선이 야당의 정권교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번 선거는 '지금 이대로 안 된다고 하는 국민'과 '지금 이대로 그냥 가자고 하는 여·야'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당선이 정계개편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고 주장했다.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치를 만들겠다는 정 후보는 스스로를 "많이 실패하고 패배하고 상처받은 사람"이라며 고통 받는 약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동영 후보의 이같은 입장이 관철될지는 의문이다.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와 두 번의 당 의장, 통일부장관, 세 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정동영 후보가 패배와 상처를 받은 인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악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동영 후보의 '철새' 논란도 여전하다. 정 후보에게 관악을은 1996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네 번째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15대 총선으로 처음 전주 덕진에 정치살림을 차린 정 위원장은 서울 동작을과 서울 강남을을 거쳐왔다.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념·노선 경쟁' 변희재

    무소속 변희재 후보는 각오에 앞서 경쟁후보들이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원인을 잊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통진당 해산으로 시작된 선거인만큼 국가의 정체성과 이념, 노선에 대한 치열한 경쟁을 해야 맞다"며 "여전히 여야는 예산폭탄론 등으로 지역선거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국시민추천후보로 나선 변희재 후보의 제1공약은 '헌법상 국회의원의 의무로서 오직 국익만을 위해 양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는 '대박 통일 코리아 폭풍 성장 관악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국익을 해치는 혈세 낭비형 지역공약은 하지 않겠다"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변 후보는 이날도 "국회의원의 헌법적 의무,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는 기준을 갖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19대 국회의 개헌 야합 저지'와 '종북과의 전쟁 수행'을 출마 이유로 들고 있다.

    변희재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민 지갑 채운다' 정태호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 경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타 지역과 비교해 낮은 소득을 기록하는 관악을 지역의 특성에 맞춘 주장으로 보인다. '현 정부 심판'만을 되뇌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답게 주민들의 궁핍함을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견강부회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그는 "서민들의 지갑을 지키고 채우는 역할을 하겠다"며 "주민들에게 나의 간절함과 절실함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태호 후보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국민들은 새정치연합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혼자 힘으로 돌파해내길 원한다"며 "나 역시 혼자 힘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일축했다.

    한편 정태호 후보는 3년 전 19대 총선에서 구 통진당 이상규 전 의원의 공동선대위원장의 이력이 보궐선거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4·29 보궐선거가 통진당 해산에 따른 결과인 만큼, 정 후보의 출마 자격에 대한 문제제기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선관위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9일 오전 관악구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선관위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민심의 흐름은 나를 향한다' 오신환

    오신환 후보는 연일 상승하는 여론조사 결과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오 후보는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이미 목에 차올라있다"며 "주민들은 27년간 야당에게 정주고 마음주고 표까지 다줬지만 얻은 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오신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호기로운 목소리로 "이번 선거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야권 전체에 회초리를 드는 선거"라며 "오신환을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오 후보도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보수 성향의 후보들과의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선거 막판에 항상 벌어지는 야권의 연대는 국민들도 다 아는 구태적인 모습"이라며 "보수의 연합도 정책노선과 색깔이 다른 상태에서의 연대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관악을 주민들에게 가장 신망받는 후보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오 후보도 선거일까지 안심할 수 없다. 자당의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법인세도 성역화될 수 없다며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통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구 통진당 소속이었던 무소속 이상규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께 등록을 마쳤으며, 정의당 이동영 예비후보와 노동당 나경채 예비후보는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정동영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