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겔지수 25%이하 최상류(선진국), 30%~50%는 중류(개발도상국), 70%이상 극빈층(후진국)
  • 北 실제 엥겔지수는 몇?

    신준식 /뉴포커스 

  • 한 국가의 부를 표현할 때 단순히 '잘 사는 나라' 혹은 '굶어죽는 나라'라고 하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다. 이를 보다 정확히 하기 위해 각종 지표가 존재한다. 엥겔지수도 그런 경제지표 중 하나다.

    엥겔지수란 총 가계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1857년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은 저소득 가계일수록 생계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반대는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엥겔지수가 25%이하면 최상류(선진국)고, 30%~50%는 중류(개발도상국), 70%이상은 극빈층(후진국)으로 구분한다. 세계식량계획(WFP)가 조서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약 40%로 파악되고 있는데 실제 탈북자들의 증언과는 간극이 크다. 참고로 한국의 엥겔지수는 14%다.

    2014년 탈북한 김미영 씨는 "북한에 있을 때 100% 중 70% 정도는 먹을 것을 구매하기 위해 썼던 것 같다. 겨울이 되면 연유(기름)나 땔감을 구하기 위해 그 비율이 50%정도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른 무엇보다 식생활에 가장 신경을 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북한은 빈부격차는 식생활에서 알 수 있다. 하루 세끼를 먹는가, 아니면 한 끼를 먹는가 하는 것이다. 주변 탈북자들과 북한에 있을 때 상황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15%정도는 한 끼 밖에 못 먹었다고 말한다. 과연 이 사람들이 단순히 시간이 없어서 밥을 못 먹은 것일까? 자신이 번 돈의 반 이상을 식생활을 위해 써도 한 끼 밖에 못 먹는 것이 북한 사회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루 한 끼를 먹었다는 비율이 2011년 4.9%, 2012년 6.8%, 2013년 12.8%로 2011년에 비해 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생활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같은 해 탈북한 박영진 씨는 "북한은 의식주에 대한 선택권이 별로 없다. 집은 그대로 살면 되고, 옷도 어제 입었던 옷을 입으면 되는데 먹을 것은 오늘 당장 굶으면 견딜 수가 없기 때문에 소비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결국 음식이다. 김미영 씨의 말에 동의하는 것이 북한에서 살 때 대부분 먹을 것에 돈을 썼다"고 증언했다.

    더불어 박 씨는 "남한은 먹기 위해 살지만, 북한은 살기 위해 먹는다. 남한은 워낙 물자가 풍부하다보니 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다니고, 일정 시간 굶기도 하고 그러지 않나. 반면, 북한은 말 그대로 살아야 하니까 먹는다. 북한에서 살 때 그나마 배라도 채우기 위해서 60%~70%정도는 식료품을 구매하는데 썼던 것 같다. 나머지는 난방비, 의복구매인데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아 많이 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2013년 탈북한 오여진 씨는 "남한에서는 식료품보다 오히려 사치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것 같다. '배가 고파도 화장은 해야 하는' 사회라고 느낀다. 그래서 엥겔지수라고 하는 것이 낮게 나오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사회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 그런 여유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가지고 싶은 것은 웬만하면 포기하고, 차라리 음식을 먹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이가 엥겔지수를 높이는 원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엥겔지수를 높인 건 개인의 성향이라기 보다 결국 실패한 체제 탓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