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임명동의안, 16일 본회의서 우여곡절 끝에 통과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임명동의안은 이날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 재석 281명 가운데 찬성 148, 반대128, 무효 5표로 재석의원의 과반인 141석을 넘겨 7표 차로 가결됐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첫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여야 대표가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를 놓고 극명하게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면서 두 대표 간의 정면 승부 구도로 형성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는 16일 본회의 직전까지 이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지난 11일부터 본회의 보이콧, 불참과 집단 퇴장, 그리고 반대투표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는 이 후보자 인준에 대한 '여야 공동 여론조사' 등의 돌출 카드를 제시하며 인준안 표결 처리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여당은 물론 당 안팎에서는 문 대표의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발상"이라는 비판이 빗발쳤고, 문 대표가 첫 출발부터 리더십에 상처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향후 문 대표가 정무적 판단이나 대여 관계에 있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대적인 재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임명동의안 국회 통과와 관련해 "국민이 반대하는 총리 후보자를 끝내 인준하고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민주적 절차에 의한 국회 표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다수 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였지만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적 열세로 국민 뜻을 관철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표결에서 졌지만 국민이 결국 승리하리라 생각하고 국민의 뜻과는 반대되는 동의 인준을 해준 새누리당과 임명을 할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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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면 여당 지도부는 최근까지 "인준안 처리는 국회 의사일정 및 여야 합의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일사불란한 입장을 유지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우여곡절 끝에 인준안이 통과하기까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이었던 한선교 의원 등 3인방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은 한 의원은 지난 12일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당초 일정대로 처리함으로써 임명동의안의 자동부의를 성사시켰다. 

    여기에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청문보고서가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음에도 16일로 본회의가 연기되자, 이날엔 여당 단독으로라도 표결 처리한다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약속을 받아냈다. 인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여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결국 이날의 인준 통과를 이끈 셈이다. 

    특히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비주류의 반란표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이른바 'K(김무성),Y(유승민)' 지도부가 나섰기 때문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당 지도부는 지난 13일부터 본회의가 열리는 16일 오전까지도 의원들과 개별 접촉을 하는 등 이탈자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 지도부는 이와 함께, 이날 당 소속 국무위원은 물론, 정의화 국회의장의 표결까지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표결 결과 새누리당에서 최소 7표의 '이탈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최소한의 이탈표는 막지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게 됐다. 

    당초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여당의 이탈표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자신했다. 김 대표는 최근 "이탈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총리 인준안이 가까스로 통과되긴 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여당의 비주류 지도부가 이번 총리 후보자 인준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한 만큼, 향후 당내 단합과 여권의 결속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후보자 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의 역할이 두드러졌다"면서 "이번 과정을 여야 지도부의 대결로 본다면, 원칙을 앞세워 예외적인 협상 능력을 발휘한 여당 지도부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한 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