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수부대, AQAP 잡힌 인질구출 실패, 2명 사망…오바마도 “유감”
  • ▲ 美네이비실의 예멘 AQAP 은거지 습격 당시 화면. ⓒ美ABC 보도화면 캡쳐
    ▲ 美네이비실의 예멘 AQAP 은거지 습격 당시 화면. ⓒ美ABC 보도화면 캡쳐

    美최정예 특수부대가 지난 6일 오전 1시(현지시간), 예멘에서 실시한 인질구출작전이 실패로 끝났다. 이로 인한 후폭풍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다 美특수부대 측은 AQAP(알카에다 아라비아 지부) 조직원 10여 명을 사살했다고 밝힌 반면, AQAP 측은 오히려 “美특수부대원 1명을 인질로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누구 말이 사실일까.

    이번에 인질구출작전을 수행한 부대는 美특수부대 가운데서도 최정예로 꼽히는 네이비실(SEAL)팀이다. 美언론들은 네이비실(SEAL) 가운데서도 최정예인 6팀(정식명칭 해군특수전개발단, DEVGRU)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비실 대원 40명은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2대에 나눠타고, 6일 오전 1시(현지시간), 예멘 남동부 샤브와州에 도착했다. AQAP가 인질 2명을 감금하고 있던 다파르 마을에서 10km 떨어진 곳이었다.

    네이비실 대원들은 은밀하게 목표를 향해 다가갔다. 그런데 AQAP의 은신처 앞 100m 지점까지 접근했을 때 갑자기 개들이 짖기 시작했다. 이어 AQAP 조직원과 네이비실 사이에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네이비실은 총격전 끝에 AQAP 조직원 6명(일설에서는 10여 명)을 사살하고, 인질 2명을 구출했다. 하지만 인질들은 이미 AQAP 조직원에게 총격을 당한 뒤였다.

    구출해 낸 인질은 미국인 루크 소머스(33)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피에르 코르키(56)였다. 인질 가운데 한 사람은 구출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고 다른 한 명은 美해군 상륙함 ‘USS 마킨 아일랜드’로 후송된 뒤에 숨졌다.

    인질구출작전이 시작될 때부터 상륙함으로 철수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네이비실 측은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7월 4일, 美특수부대 ‘델타포스’가 ISIS에 납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구출하려다 실패한 지 다섯 달 만에 실시한 구출작전이 또 실패해 미국 내 여론들도 들끓고 있다.

    인질 2명이 숨진 데 대해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까지 나와 “테러범의 야만적인 행위로 숨진 인질들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며 성명까지 냈지만, 분노한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美국방부는 “AQAP가 인질을 72시간 내에 살해하겠다고 협박해 구출작전을 실시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美언론들은 이를 듣지 않고 있다. 오히려 “AQAP가 사흘 뒤에 인질을 풀어주려 했다”는 남아공 구호단체 ‘기부자의 선물’의 주장을 전달하는 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기부자의 선물’ 측은 예멘에서 교사로 일했던 인질 피에르 코르키를 석방하기 위해 그의 부인과 함께 몇 주 전에 20만 달러의 몸값을 주고 곧 풀려날 예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美특수부대 네이비실의 구출작전이 아니었다면, 6일 중(현지시간)으로 피에르 코르키는 무사하게 풀려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테러조직 AQAP는 미국 내 여론이 어지러울 때를 노리고 “인질구출 작전에 투입됐던 美특수부대원 1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슬람 테러조직을 감시하는 민간단체 ‘SITE’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AQAP가 지난 6일(현지시간) 실패한 美특수부대의 구출작전에 참가했던 트래비스 바튼 일병를 붙잡았다고 밝혔다”는 소식을 전했다.

    SITE에 따르면, AQAP는 선전용 SNS에다 트래비스 바튼 일병이 입고 있던 전술조끼와 옷 등을 공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QAP의 주장이 ‘선전용 속임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QAP가 올린 사진이 트래비스 바튼이라는 미군이 2010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동일해서다.

    여기다 미국은 인질구출작전에 참가하는 최정예 특수부대원의 얼굴 등 신상정보는 철저히 기밀로 관리한다는 점을 미뤄보면, AQAP의 주장은 미국 내 여론을 흔들기 위한 ‘거짓 선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번 인질구출작전의 실패는 미국 내 여론분열과 함께 AQAP에게 선전의 ‘꺼리’를 제공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ISIS와 AQAP 등 ‘테러조직에 대한 유화적 대응’에 대해 美의회가 반발하게 되면 순식간에 정반대의 결론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