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홍 예비후보의 ‘쪽朴서울 민생투어’ 시작분노한 주민들 "박 시장, 주민갈등 되레 조장했다"
  • ▲ 정미홍의 '쪽박투어'에서 서부 이촌동 주민들이 울분을 쏟아놓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정미홍의 '쪽박투어'에서 서부 이촌동 주민들이 울분을 쏟아놓고 있다.ⓒ 정상윤 기자

    “말없이 개발을 원하던 대다수 주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이권을 노리고 들어온 외지인과 이에 넘어간 일부 반대파에 현혹돼 박원순 시장이 사실상 엎어버린 거나 다름없어요.” 

    14일 오후 이촌동 주민센터 근처의 한 카페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서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대표에게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쌓였던 불만을 털어놨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정 대표는 박 시장의 실정을 고발하기 위한 [쪽朴서울 민생투어]를 이날 시작했으며 첫 장소로 서부이촌동을 택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처음에는 동의서 쓴 사람들한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많았다”면서 “절반 이상(56%)의 동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들어오면서 밑도 끝도 없이 주민투표를 다시 한다고 나서는 바람에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통합개발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 1:1로 만나면 다 개발해야 한다고 하는데 여럿이 모이면 눈이 무서워서 숨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완강히 (용산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워낙 험악한 분위기를 만드니까 (용산개발을) 동의하는 쪽으로 가면 왕따를 당한다”면서 “그냥 무서워서 긴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 ▲ 정미홍 대표는 “용산개발 사업은 서울을 글로벌 대박도시로 완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서울시장이 돼서 반드시 되살려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정상윤 기자
    ▲ 정미홍 대표는 “용산개발 사업은 서울을 글로벌 대박도시로 완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서울시장이 돼서 반드시 되살려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정상윤 기자

    “개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지만 항상 반대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려요. 뉴스를 봐도 반대하는 것만 나오지 찬성하는 것은 나오지 않습니다.”

    서울시의 대응에 대해서는 "서울시에서 갈등을 조정한다고 왔는데 [갈등 조정]이 아니라 [갈등 조장]이었다""(용산개발)반대 얘기에 치우쳐서 우리 얘기는 제대로 듣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결국 박 시장은 특정 사람 몇 명의 반대 목소리를 앞세워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박 시장이 최근 소통의 성공 사례로 서부이촌동 주민 민원 해결을 자주 언급하는 행태에 대해 더욱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지붕은 다 새고 살 수도 없는 동네에 CCTV 깔아주고 도로포장 해주면 뭐하나.
    그냥 자기가 이렇게 애쓰고 있다는 것만 보여줬지 아무 것도 해 준 게 없다."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서부이촌동 일부지역 분리 개발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가 선거를 앞두고 지역 현실과 동떨어진 사탕발림으로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그런식으로 개발을 하면 진짜 반쪽짜리 동네가 된다. 한강을 개발하면 호주 시드니보다 더 좋아질 수도 있는데 그런 걸 다 무산시켰다. 처음부터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해놓고 결국 한 일이라고는 전임자가 한 것을 무산시킨 것밖에 없다."

    용산개발 파행으로 쌓인 주민들의 분노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불신과 원망으로 이어졌다.

    "세빛둥둥섬이다 경전철이다 다시 한다고 말하는 걸 보면 주민 입장에서는 너무 웃긴 이야기고 화가 납니다. 노들섬에 배추 심고 분양하고, 그건 시골이장들이나 하는 일 아닙니까?"

    이에 대해 정미홍 대표는 “용산개발 사업은 서울을 글로벌 대박도시로 완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서울시장이 돼서 반드시 되살려 놓겠다”고 말했다.

  • ▲ 서울시장에 출마 선언한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대표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원순시장의 가면행정과 가짜복지를 비판하며 출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 정상윤 기자
    ▲ 서울시장에 출마 선언한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대표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원순시장의 가면행정과 가짜복지를 비판하며 출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 정상윤 기자

    용산개발사업은 석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핵심 이슈 중 하나다.

    코레일 및 국토교통부와의 조율은 물론이고, 개발사업을 두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지역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난제가 얽혀있는만큼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이기도 하다.

    서울시장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들이 저마다 용산개발사업에 관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미 정몽준 의원은 용산개발사업과 관련돼 단계적, 점진적 재추진의사를 밝혔다.

    반면, 용산개발사업 파행과 관련돼 수세적 입장에 있는 박원순 시장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몽준 의원의 용산개발 단계적 재추진 주장에 대해 박원순 시장이 "그게 가능하겠느냐"면서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에게 파국을 맞은 용산개발사업은 감추고 싶은 현안이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이미 지난해 현장시장실을 통해 주민들과 접촉을 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다.

    난마처럼 얽힌 용산개발사업이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들의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 총 사업비 30조원을 들여 코레일 소유의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51만8692㎡를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하려던 사업이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시작으로 부동산 경기가 꺼지면서 시행사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3월 전면 백지화됐다. 서울시는 작년 10월 이 일대에 대한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 ▲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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