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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차장과 부장들이 총장실에 올라가서
총장의 명예로운 용퇴를 건의했다.전국 각 지검 부장 이상들이 비상대책회의를 한 결과
더 이상 총장으로서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이 사안은
대검차장(당시 채동욱 차장) 지시에 의한 내용이고
대검 대변인이 알릴 수 없는 내용이라 대신 설명한다.- 2012년 11월 29일.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 특수1부장.
지난해 말 벌어진 [검란 파동] 당시 한상대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검찰간부들의 [항명] 상황을 설명하면서.
헌정 사상 유래가 없는 [혼외 아들] 의혹으로 중도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입]이 사라졌다.스스로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다가 빈축을 산
김윤상 전 대검 감찰1과장에 이어,
[채동욱 키드]로 불린 검찰 내 [특수수사통의 적자](嫡子)는
마지막까지 상급자의 지시를 노골적으로 거부했다. -
[검찰판 정변](政變)으로 권력을 잡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낯 뜨거운 추문으로 퇴진한 그를 따라 사표를 던진 김윤상 전 검사,
채동욱의 마지막 유산인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수사를 진행하면서
하극상을 연출한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들에게는 한 가지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상급자에 대한 [항명]과 [지시거부]가 그것이다.채동욱 전 총장은
자신이 옆에서 모시던 현직 검찰총장이
젊은 검사들의 마음을 잃었다는 이유로,
그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데 앞장섰다.몇 달 뒤 그는
검찰총장직에 올라,
항명을 주도한 자신의 친위부대원들을 요직에 앉혔다.지난해 말 벌어진 [임진검란](壬辰檢亂)은
수양(首陽)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란](癸酉政亂)을 연상케 한다.首陽은 자신과 함께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는데 앞장선 정인지와 한명회 등을
일등공신에 올렸다.채동욱 전 총장은 취임 직후,
호위무사 김윤상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대검 감찰1과장에,
자신의 대변인 노릇을 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에 전진 배치했다.특히 윤석열 검사의 발탁은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채동욱 전 총장이 길러낸
[채동욱 키드]의 선두주자였다.채동욱 전 총장으로부터 이어지는
[검찰 특수수사통의 적자]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닮은 점이 많았다.채동욱 전 총장이
자신이 맡은 사건 당사자들의 잇따른 자살로 지방을 전전하다
다시 대검 수사기획관에 임명돼 금의환향한 것처럼,
윤석열 전 팀장도 임명과 동시에 지방청을 돌다가
잠시 검찰을 떠나 변호사 생활을 하는 등 부침이 있었다.불도저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저돌적인 수사방식도 공통점이었다.
주요 경력을 특수부에서 쌓았다는 점도 같았다.성향이 같아서였을까?
상급자를 사람을 대하는 태도 또한 비슷했다.채동욱 전 총장이 조직 내 두터운 신망을 무기로,
한상대 전 총장과 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항명한 것처럼,
윤석열 전 팀장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시를 거부했다.직근 상급자였던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에 대해선
지휘라인에 있지 않았다며 무시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
심지어 윤석열 전 팀장은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중앙지검장에게 공개 망신을 줬다.그러면서도 그는
[할 일을 했을 뿐]이란 태도를 보였다.
그의 [항명] 대상은 검찰만이 아니었다.그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했다.그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악용해
축소수사를 지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
그러나 윤석열 전 팀장의 태도는
같은 수사팀 내에서도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공교롭게도
[공안통] 검사들은
윤석열 팀장의 수사 방침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반면,
윤석열 전 팀장과 같은 [특수통] 검사들은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했다.황교안 장관과
직근 상급자인 김진한 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공안통이었다.결국 윤석열 전 팀장이 말한 [외압]의 실체는
"채동욱 전 총장의 뒤를 잇는 특수통 적자(嫡子)가
[공안통] 상급자들과 벌인 충돌"이라는 것이
검찰 주변의 일반적인 해석이다.이렇게 볼 때 그의 [항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지휘라인을 무시한 수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근거 없는 [외압]을 주장하며,
상급자들을 구태 검사로 몰아세우는 모습은
비판을 면키 어렵다.그의 이런 태도는 지난해 말 [검란] 파동 당시,
사실상 백기를 든 한상대 전 총장이
마지막으로 대검 고위간부들을 불러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자리에서,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며 [면박]을 준
채동욱 전 총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당시 한상대 전 총장은
채동욱 총장을 정점으로 한
대검 및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의 집단 항명에 사퇴 결심을 굳히고,
대검 고위간부들을 집무실로 불러
파동의 직접적 원인이 된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배경을 설명했다.부하들의 [항명]에 불명에 퇴진을 하게 된
한상대 전 총장이 마지막으로 체면을 지키기 위한 자리였다.그러나 채동욱 당시 대검차장은 이 자리에서
한상대 총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자신을 따르는 항명그룹 수뇌부들 앞에서
대놓고 한 전 총장을 무시한 것이다.채동욱 전 총장이 전임자인 한상대 전 총장을 끌어내렸다면,
윤석열 전 팀장은 상급자인 조영곤 지검장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윤 전 팀장은
조영곤 지검장으로부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재가를 받았다고 강변하면서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영장 발부에 대해선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답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을 드러내기도 했다.사건 수사를 위해
의도적으로,
조 지검장을 배제했음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성 주장도 거듭했다.(공소장 변경에 대해 조영곤 지검장에게) 사전 보고를 했다.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승인은 받지 못했다.국정원 사건 수사에서 지검장님을 모시고
이 사건을 계속 끌고나가기 불가능하겠다는 판단을 했다.(외압은)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돼 온 것이고,
특히 6만여개 트윗이 발견된 후로는..
(황교안 법무장관과 관계된 이야기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21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현 여주지청장).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그의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조영곤 지검장이 집에서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야당이 이걸 가지고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용을 하겠느냐.
정 하려면 내가 사표 내면 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
아끼던 후배로부터
사실상 공개 망신을 당한 조영곤 지검장은
말을 잊지 못했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
그러면서도 그는 후배를 책망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팀장의 발언에 터 잡은 야당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조 지검장은 마지막까지 말을 아꼈다.윤 지청장이 집에 찾아온 것 맞지만 면밀히 검토하라고 얘기했다.
변경된 공소장을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공소장 변경을 승인하는가?
보고와 수사과정에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
(외압 주장에 대해) 수사 초기부터 잘 하라고 격려했다.아끼는 후배하고 이런 것을 가지고 공방을 하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국민을 위해서도..저는 이렇게 이렇게..
이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수사 상황을) 상부에 보고하는 것은 눈치보기가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검의 진상조사결과를 통해 밝히겠다.- 21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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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뒤인 22일,
아끼던 후배의 [항명]에 눈물 짖던 조영곤 지검장은
대검찰청에 본인에 대한 [셀프 감찰]을 요청했다.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가
자신에 대한 감찰을 스스로 요청한 것은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이례적인 결정이었다.조 지검장의 자진 감찰 요청은
자신을 구태 검사로 치부하는 듯한 후배의 태도에,
그가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윤석열 전 팀장의 [항명]이란 뜻밖의 호재를 만난 야당은
[도끼 만행], [국정원에 굴복한 검찰]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검찰과 법무부를 압박하고 있다.벌써부터 그의 폭로를 진실로 단정 짓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대검 감찰본부는
길태기 대검차장의 지시에 따라
[윤석열 파동]의 진상을 자체 조사 중이다.감찰본부는
윤 전 팀장이 조영곤 지검장에게 건넸다는
2쪽짜리 보고서를 비롯한 진상조사 보고서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았다.감찰본부는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영곤 지검장,
이진한 2차장,
윤석열 전 팀장 등을 불러
수사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파동 최대의 희생자는 조영곤 지검장이다.
윤석열 전 팀장으로부터 공개 무시를 당한 이진한 2차장검사도 마찬가지다.검찰 안팎에서는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잃은 이들이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이 경우,
윤석열 전 팀장과 채동욱 전 총장 사이의 공통분모는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채동욱 전 총장은 한상대 전 총장을 찍어냈다.
조영곤 지검장과 이진한 2차장검사는,
채 전 총장의 후계자인 윤석열 전 팀장에 의해
불명예 퇴진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채동욱 데자뷰]가 검찰 조직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