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기 수사]

    물 타기 하려는 억지와 궤변들


  • 말 말 말...
    사람은 말을 한다.
    그러나 말도 말 나름이다.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로 갔다 붙이는 것은
    말 값에 가지 못 하는
    억지와 궤변에 불과하다.

    이석기는 당국의 혐의 내용을 [날조]라고 전면 부인했다.
    구체적인 대목을 두고
    구체적인 반박은 하지 않으면서
    덮어놓고 [날조]라니,
    이런 게 어떻게 말 같은 말이 되나?

    아마도 그는 수사 단계와 공판 단계에서도
    이런 식의 묵비권
    아니면 [덮어놓고 전면부인]으로 임할 공산이 크다.
    철판 작전이라고나 할까.

    텔레비전 토론 프로에 나오는 일부 명사들의 말도
    논점 이탈이 많다.

    “왜 하필 지금 그런 걸 터뜨리느냐?”가 대표적이다.
    국정원 개혁 논의를 물 타기하기 위해
    국정원이 일부러 이런 타이밍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런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게
    상당수 출연자들의 양보적인 화법(話法)이었다.

    그러나 그런 전제 하에서도
    상당수 출연자들은
    “그래도 이번 수사는 그보다 훨씬 더 엄중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이게 상식이고 양식(良識)일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출연자들은
    여전히 국정원의 [타이밍 음모설]
    마치 현 사태의 으뜸가는 주제인 양,
    그래야만 한다는 양 몰아가려 한다.
    [내란음모] 혐의가 더 중요한가, [타이밍 음모설]이 더 중요한가?

    정치적인 [타이밍]이란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한 치의 양보]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가안위와 관련된 혐의에 대한 수사는
    언제 어느 때건 주저 없이,
    눈치 보지 말고 착수해야 한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의 공권력이 지켜야 할
    직무집행 매뉴얼이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 기가 막힐 소리도 있다.

    “친여(親與)적인 종편방송에 대한
    재허가(再許可) 여부가 임박한 시점에서

    [허가취소]를 막기 위해서도
    이번 사건을 터뜨리지 않았나?”

    추측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말하는 사람도 피식 웃으며
    “이런 추측도 있다“는 식으로 시늉했지만,
    참, 상상력도 이쯤 되면,
    국보급이고,
    편집증도 이쯤 되면
    [천석고황](泉石膏肓, 뼈 속에 파고 든 고질병)이다.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그 쪽 세상의 [지독 무비(無比)]한 집요함이다.
    까무러칠 지경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다목적 정치포석이라고 말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왜,
    “4년 후 대선에 대비하기 위한”
    “9년 후 차차기 대선에 대비하기 위한"이라고 하는 편이
    음모설로는 더 거창하지 않을까?

    [시온주의 음모설] [네오 나치 음모설]은 어떨지?
    좀 더 으스스한 음모설을 내놓지 못하는 걸 보면,
    머리가 그렇게 A급일 것 같지는 않다.

    사실(fact)과 억지-궤변 사이의
    건곤일척의 사생결단이 붙은 셈이다.
    어두움이 빛을 이길 수 없듯이
    사실에 입각한 쪽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