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마저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매각됐다는 뉴스가 전세계 미디어 업계에 충격파를 던지면서 다른 유력 매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하지만 WP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이라 할 수 있는 뉴욕타임스(NYT)는 "우린 매각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선언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 발행인을 겸임하는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뉴욕타임스컴퍼니 회장은 7일(현지시간) 온라인 성명에서 아마존닷컴의 창업주 제프 베조스에 넘어간 워싱턴포스트를 언급하며 "뉴욕타임스는 그와 같은 길을 가진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뉴욕타임스 발행인을 겸임하는 그는 "우리 가족이 뉴욕타임스를 팔 계획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No)"라며 "뉴욕타임스는 판매용이 아니다(not for sale)"라고 잘라 말했다.

    성명은 신문의 소유주인 설즈버거 가문이 비공개 가족회의를 한 직후에 나왔다.

    지난 5일 136년 역사를 자랑하는 워싱턴포스트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팔리면서 전세계 신문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워싱턴포스트가 80년 만에 소유주인 그레이엄 가문의 손을 떠남으로써 뉴욕타임스는 이제 미국 유력 일간 가운데 유일한 가족 경영지(紙)가 됐다.

    이 밖에도 많은 종이 매체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한 주에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스의 자매지인 보스턴글로브 등 두 매체가 새 주인을 맞았다. 또 영국의 가디언처럼 인쇄판을 버리고 온라인 매체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곳도 수두룩하다.

    항간에는 뉴욕타임스마저도 곧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같은 언론 재벌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그러나 설즈버거 주니어 회장은 "안정적 수익과 튼튼한 현금 유동성을 지닌 뉴욕타임스는 미래 성장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능력이 완벽하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성장동력으로 온라인 구독 유료화 정책의 성공을 꼽았다.

    실제 뉴욕타임스는 2011년 온라인 유료화 이후 구독자 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유료화 전환 3년째인 올해 2분기 현재 뉴욕타임스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의 온라인 구독자 수는 총 69만 9천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나 증가했다. 순익도 2천10만 달러(약 223억원)를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설즈버거 주니어는 "국제적 투자, 상품 다양화 등에 집중하는 신성장전략과 질 에이브럼슨 편집국장을 주축으로 한 편집인단의 역량 강화가 성장의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1년 뉴욕타임스 160년 역사상 첫 여성 편집인이 된 에이브럼슨은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여성 20인 중 5위에 올라 있는 스타 기자다.

    설즈버거 주니어는 "뉴욕타임스의 미래를 위해 우리 가족과 이사회는 물론 모든 경영진과 임직원이 똘똘 뭉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