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5월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5월 7일 오바마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일요일 출국한다.
    박 대통령은 워싱턴 방문에 앞서 5일 뉴욕을 방문해 1박하고,
    귀로에는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5월 7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 및 오찬을 함께 하며,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의 성과와 새로운 협력관계 발전 방향,
    북핵문제를 포함한 대북한 관련 공조방안,
    동북아 평화와 협력 증진 등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52년 전인 1961년 11월 케네디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방미를 연상시킨다.

    박정희 의장은 1961년 11월 14일과 15일 케네디 대통령과의 오찬과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자유세계를 수호하는 동맹으로서의 책임을 재확인하고,
    혁명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경제 원조를 확약 받는 성과를 거양했다.
    또한 미국 방문 전에는 일본에 들러 이케다 수상 등 정치지도자들과 만나,
    국교 정상화와 공동이익 도모를 위한 회담을 가졌으며,
    귀로에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하와이를 방문했다.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는 박정희 의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朴議長訪美隨行記錄>(박의장방미수행기록, 1962년 3월, 194쪽)이란 제목의 책자를 발간했다. <박의장방미수행기록>은 수행원으로, 박 의장을 동행한 심연섭(沈練燮, 1923-1977: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였으며, <건배>라는 책자의 저자로 유명) 동양통신 조사부장이 유려한 필치로 역사의 현장을 사실적이고, 긴장감 넘치며, 재미있고, 충실하게 재현한 기록이다.
    게다가 공보부의 사진사가 촬영한 사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마치 흥미진진한 한 편의 기록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박의장 방미 수행기록>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우리 국가원수들의 해외순방기록들 중 단연 최고로 평가받을 만한 간행물이지만, 국한문혼용이고 오늘의 표기법과 다르며, 오탈자, 인명(특히 미국인) 등의 부정확한 표현이 많다.
    특히 아쉬운 점은 당시 박 의장 방미의 핵심이자 하이라이트인 박정희-케네디 정상회담 내용이 빠져있다.
    이는 대화록이 양국에서 국가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박의장방미수행기록>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책이 발간됐다.
    30여 년 동안 국내외 홍보업무에 종사했던 전 주미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 이현표(뉴데일리 논설위원)씨가 자료를 수집하여 새롭게 엮은 <케네디도 반한 박정희>가 그것이다. 

    <케네디도 반한 박정희>는 한글 전용은 물론이고, 표기법과 인명 등 오류를 바로 잡았으며,
    수많은 미국인 등장인물의 실명과 생몰연대를 추적해 주를 달았다.
    또한 최근 발견된 희귀사진들을 추가하는 등 반세기 전의 역사를 오늘에 되살린 기획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케네디도 반한 박정희>는 한국 외교사에 가장 빛나는 성공 사례의 하나로 기록될 만한 박정희-케네디 정상회담의 생생한 대화록을 발굴해 11쪽에 걸쳐 수록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제1차 정상회담 시작부터 베트남 사태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박정희 의장이 준비한 비장의 카드였으며,
    당초 회담의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박 의장의 이니셔티브는,
    케네디가 한국 군사정부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케네디로 하여금 예정에도 없던 제2차 정상회담을 제의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는 집권 후 첫 미국 방문이라는 점,
    부부 동반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 반세기 전 부친의 그것과 유사하다.
    부친은 베트남 사태 해결에 관한 이니셔티브로 케네디를 사로잡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어떤 카드로 오바마를 감동시키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것인가?
    또한 대한민국의 최초 여성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의 결과가,
    <케네디도 반한 박정희>와 같은 형태로 국민에게 선보여질 수 있을까?

    <케네디도 반한 박정희>, 신국판 288쪽, 국가재건최고회의 지음, 이현표 엮음, 코러스 출판사, 값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