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선진화포럼/2030 발언대 제49호]
    정직한 사람이 행복한 사회로

    유다솜 /선진화홍보대사 제11기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   우리가 어릴 적 보는 여러 동화 중에서 『금도끼 은도끼』를 접하지 않은 분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나무꾼이 쇠도끼를 잃어버렸는데, 산신령이 나타나 금도끼와 은도끼를 내밀며 나무꾼을 시험합니다. 나무꾼은 끝까지 정직한 대답을 하여 산신령에게 인정받아 결국 금·은·쇠도끼를 모두 얻게 된다는 내용이지요. 이 짧은 동화의 교훈은 ‘정직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사는 사회가 이 교훈 같은 사회이기를 바랍니다. 옳은 것은 옳다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그만큼 인정을 받는 그런 사회 말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는 나무꾼처럼 행동하면 쇠도끼만 겨우 돌려받거나, 오히려 쇠도끼조차도 받지 못하는 결말을 맺기 십상입니다.

      그렇다면 현 사회의 이러한 모습은 어떤 때에 나타날까요? 먼저 국가 고위급 인사나 공직자들의 부정직한 모습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예를 들어보면, 이번에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아직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비리로 얼룩졌습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등 벌써 6명의 장·차관급 후보자들이 비리 의혹으로 줄줄이 사퇴했습니다. 현실에서 성공한 케이스인 고위 공직자들이 청렴하고 정직한 모습이 아닌 편법으로 얼룩진 모습들을 보인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는 것은 물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오히려 성공한다는 인식 또한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내부 고발자 보복사례’도 부정직이 대세인 현 사회의 모습이 나타나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내부 고발자 제도에 따라 자신이 속한 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비리를 정직하게 신고하면, 그들은 정의와 정직을 실현한 사람으로서 미처 인정받기도 전에 즉시 소속 기관 내에서 ‘조직의 화합을 저해한다’는 명목 하에 배신자로 낙인이 찍힙니다.

      여러 불이익도 따르게 됩니다. 부서를 옮기도록 강제 조치되거나 봉급이 깎이고, 심지어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고발당한 사람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까지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책은 미흡하기만 하기에, 정직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들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정직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이상적인 교훈을 믿을 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을 버리고 현실에 맞추어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집단 내 각종 비리들은 조용히 눈감게 되고,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가 일상화됨에 따라 정직한 사회에 대한 불신만 늘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 정직성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습이 변화해야 합니다. '정직한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먼저 조성이 되어야 시민들도 신뢰를 갖고 의식의 전환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선 어떠한 해결책들이 필요할까요?

      첫째로 고위 공직자들이 정직함의 롤모델(Role-Model)이 되어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고위 공직자들은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정직함과 준법정신을 통해 고위직이라는 존경받는 자리에 올라왔음을 대중에게 보임으로써, 대중들에게 ‘정직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고위 공직자들의 청렴도를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인사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물론 공직자의 첫째 덕목은 실무능력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청렴도를 바탕이 되는 요소로 두지 않고 지금의 공직자들의 모습 그대로 방치한다면 롤모델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국민들에게 신뢰 또한 줄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공직자들의 청렴도를 좀 더 철저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구축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정직한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내부고발자 사례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정직한 사람은 곧 배척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집단 내의 부정직은 개선의 여지가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당당하게 자신이 속한 집단의 부도덕성을 고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이후 그들이 법에 의한 보호도 받고, 부도덕한 사회의 단면도 개선되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면 ‘용기 있는 행동이 사회에게도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도덕적 인식이 퍼지게 될 것입니다.

      시민들은 우리가 사는 사회가 ‘정직한 사람이 복을 받는 사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 바램과는 전혀 다른 사회의 모습에 실망하며 정직한 사람이 되기를 포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비뚤어진 현실이 개선되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이자 정의국가가 되기 위해선 국민들이 다시 ‘정직성의 시민의식’을 회복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고, 그에 앞서 현재의 불완전한 인사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직한 사람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사례들 또한 사라져야 합니다. 이제는 정직함의 시민의식이 국가와 국민의 중심 덕목으로 자리잡는 것은 물론, ‘나무꾼이 금·은·쇠도끼를 모두 얻어가는 해피엔딩’ 또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