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과 비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북한은 지난 10일 한국정부가 제안한 100억에 상당한 물품을 수해 지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통보 한 후 한국정부에서 회동을 통한 지원 문제를 논의 하자고 하자 제안을 거부했다. 이어 북한은 한국정부에 지원할 품목과 수량을 제시해 달라는 해괴한 요구를 해왔다.

    큰 수해로 북한주민들이 고통을 받아 북한도 나름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불구하고 도움을 주겠다는 측에 도움을 받을 북한이 지원 할 품목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하는 것은 무슨 한편의 소극을 보는 것도 아니고 전혀 도리에 맞지 않는 말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따라 우선 지원으로 밀가루 만 톤과 라면3백만 개, 의약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하고, 북 측이 원하는 품목은 추가로 협의하자고 전했다. 이에 북한은 한국정부의 도움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그런 지원은 필요 없다고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한국정부의 지원을 거절한 이유로는 북한 그들이 원하는 품목이 지원 품목에 없다는 견해와 수해 품목 중 컵라면이 있어 거절했다는 의견으로 분분했다. 한 탈북자의 증언에 의하면 “2010년 수해 때 남한에서 받은 그릇라면이 수해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주민수대로 배급됐는데 그 인기가 대단했다” 고 전했다.

    당시 북한은 컵을 제거하고 라면과 스프를 나눠줬지만 북한 주민들이 수프 봉지에 쓰여 있는 글씨를 보고 한국 것임을 알았다고 했다. 배급 받은 라면 맛을 본 북한주민들은 한국 경제발전 수준에 대해 매우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컵라면이라고는 중국산 짝퉁을 맛 본 것이 전부인 북한주민들이 원조 컵라면 맛을 봤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중국을 경제대국이라고 생각하는 북한주민들이 한국의 컵라면이 맛에서 중국보다 앞선 것을 보고 놀랐던 모양이다. 북한주민들이 한국기업의 기술력이 좋으니 한국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울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 이러한 얘기가 북한 전 지역에 퍼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컵라면 지원에 불만을 품고 반대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리고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현재도 북한이 외부와의 정보 차단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은 컵라면을 생산한지 40년을 넘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작년 수해 때도 한국정부가 50억 정도의 생필품과 의약품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앞서 언급한 이유로 식량, 시멘트, 중장비 등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들만 요구하다 지원을 무산 시킨 적이 있었다.

    한편 북한도 쌀과 시멘트는 군사용으로 전용 될 수 있는 만큼 한국정부에서 지원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올해도 동일한 품목을 요구하다 한국정부의 지원을 불발로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며칠 전 한국이 신용평가에서 등급이 상승하게 된 요인 중 하나가 한국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인도적 지원과 대화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북한체제가 안정되어 리스크가 감소했다는 평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이 이번 수해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그 동안 한국이 국제사회에 나가서 얘기 했던 것과 다르다는 평가로 국가신용에 먹칠하도록 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저변에 깔려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북한은 올해 태풍과 비로 176명이 사망했고, 21만 5천 명 정도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는 작년보다 사망자가 3배정도 늘어 난 것이고, 수해 피해로는 10배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북한이 현재 구호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반증이 되는 것으로 북한 수해지역에는 전염병까지 번지고 있다. 반창고 하나 생산하기 어려운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국정부에서 제공하는 약품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한국 정부의 지원은 거절하고 며칠이 지난 후 민간차원의 대북수해지원만을 수용했다. 19일 통일부에 따르면 월드비전이 수해지원으로 밀가루 500t 을 제안한 것을 북한이 받아들여 초청장을 발급했다고 한다. 이는 북한지도부가 실제 먹을 것이 부족해 주민들이 굶어 죽고 있는 상황에도 한국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거절한 결정적 증거라고 본다.

    한국 정부는 이번 수해지원으로 북한지도부와 그 동안 서먹했던 관계를 개선하고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대외적인 시각 등을 고려해 여러 가지 문제를 풀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지도부는 오히려 그들의 어려운 사정까지도 이용해 한국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모든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고 한국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제안한 지원을 받아들여 주민들을 고통과 죽음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