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국민 대통합이라는 대전제 아래 변화와 혁신을 일으켜 국민들에게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대선 행보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려면 바쁘게 뛰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힘들고 피곤을 일정을 소화하고도 연말에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할 것이다.

    박 의원은 본인이 진정 큰일을 도모하고 싶다면 주변의 참모부터 바꿔야 한다. 현재 박근혜 의원의 측근 참모로 언론에 수시로 노출되는 인물들의 면모를 보고 있노라면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대통합이라는 대 전제는 어디를 바라보고 하는 말이고 변화를 추구한다는 구호는 구호로 끝나는, 행사에서 의례적으로 하는 소개에 불과한 말 뿐인 거 같은 느낌이다.

    당 내부조차 일통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통합이라는 거창한 모티브만 내 놓으면 과연 통합이 이루어 질 거라 볼 수 있겠는가. 지난 달 홍사덕 전 의원이 발언한 것 중에 ‘친이계가 없어도 대선에서 야당에 수백만 표 차이로 승리 할 수 있다’라고 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이고 그리고 그 신뢰성 없는 득표율은 무엇을 보고 계산해서 산출한 것인지 황당할 뿐이다. 또 홍 전 의원은 유신에 대한 잘못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지 않았던가.

    이 뿐만 아니다. 김종인 위원장 등 과거 속의 인물들을 모아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고 논한다는 거 자체가 아이러니 한 일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 의원의 요청이 있기 전에 스스로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기존에 박 의원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쏟았던 친박의 역할은 박 의원을 ‘대선후보’ 만드는 것까지고 이제부터는 역할을 바꿔야 한다.

    또 친박의 7인방이라고 일컬어지는 원로급 인사들 또한 언제적 사람들인가. 본인들 말 맞다나 단지 박 의원을 대통령에 당선 시키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라면 이제는 2선으로 물러나 박 의원이 연말 대선에서 당선 되도록 후방에서 조용히 후원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물론 박 의원이 당선 되면 그들이 박 의원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과 열정은 후에라도 잊지 않고 감사의 인사를 하지 않겠는가.

    ‘가화만사성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듯이 집안이 화목해야 잘 돌아가야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새누리당의 현재 상황은 내부적으로는 시베리아 벌판처럼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면 외부는 살을 에는 듯 한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남극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경선 룰에 불만을 가져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 소원한 관계로 남아 있는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을 삼고초려 해서라도 모셔야 한다.

    유비가 제갈공명이라는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몇날 며칠의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것을 삼국지라는 책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아는 사실이다. 물론 이재오, 정몽준 의원이 책사는 아니지만 두 사람의 위치에서 박 의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고 그리고 박 의원 자신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연말 대선에서 승리는 장담 할 수 없다. 더구나 4·11 총선 당시 친이계 말살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이기에 친이계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는 않을 거라 본다. 하지만 그에 상응한 선물을 친이계에게 준다면 마음을 열고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것이 바로 사라진 30%의 지지율이다. 2007년 대선 때보다 유권자가 200만 명이 늘어 이번 유권자수는 3,900만 명으로 이중 60% 안팎인 국민이 투표를 한다고 치면 대략 2,400만 명이 된다. 그래서 안정감 있게 당선권에 안착하려면 1,200만 표는 받아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의원의 지지율로 계산하면 득표할 수 있는 표는 대략 800만 표이니 바로 답이 나오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 때 투표했던 30%가 바로 여기에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정세 판단이 되지 않겠는가. 친이계가 없어도 큰 차이로 이긴다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는 개인적인 술좌석에서나 하고 박 의원을 진정 대선에서 당선 시키고 싶으면 사라진 그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제3의 세력과도 동맹을 맺어야 한다면 맺어야 한다. 15대 대선 당시 DJ·JP 연합과 이회창·이인제 의원의 분열을 기억할 거라 생각한다.

    결과는 연합을 이끌어냈던 DJ의 승리로 끝이 났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도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오랫동안 정치를 해 온 사람들이니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정치적 프로세스는 사상과 진정성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들은 결과를 내기 위한 하나의 부속물 일 뿐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에서의 승리다.

    패자는 아무리 멋지게 패해도 패자 일 뿐이고 승자는 치사한 승리를 해도 승자다. 전임 대통령 김대중, 노무현의 경우를 보더라도 확연하게 알 수 있지 않은가. 국민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승자이지 패자가 아니다. 승자는 역사 속에 남아 웃고 있을 때 패자는 쓸쓸히 은막 뒤로 살아져야 하는 운명이다.

    앞선 말한 이 모든 조건이 갖춰져야 대선을 치룰 준비가 된 거라 본다. 이런 조합과 상태로 대선에 임해야 상대방이 누구이든지 간에 밀리지 않고 팽팽한 접전을 펼칠 수 있다. 박 의원의 측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정 박 의원이 연말에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박 의원이 어려운 말을 꺼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 2선에서 응원하며 기쁜 일이 있기를 기원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