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정당성 갖췄다.. 검증도 끝났다.. 평가는 12월 19일 이후에!
  • 박근혜 후보가 마침내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분명히 수많은 보수 우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아직도 뭔가 부족해!"

    특히 박근혜 후보가 최근 주장하는 경제민주화 담론이나 여러가지 중도적 정책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더 새롭고, 특별한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는 희망을 품을 것인가?"

    "이제 적극적으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서의 박근혜 의원을 지지해줘야 하는가?"

    그러나 이제 우리 보수 우파 시민들은 박근혜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정당정치 내부의 '민주적 선출 과정'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후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역량 평가의 검증을 마쳤음을 의미한다. 그 후보의 당선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도리인 것이다.

    이젠 '영웅'을 기다리지 말고, '당'의 승리를 기대해야 한다.

    혹자는 누군가가 새롭게 "튀어나와" 주기를 바랄지도 모르지만 냉정하게 생각할 문제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가 정말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것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현상일까?

    과거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이른바 '영웅정치'는 그 시대에는 간절히 필요했을 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더 이상 국운을 맡기기 어려울만큼 혼탁하고 다급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르다. 70점짜리 대통령이 당선되어도 얼마든지 우리는 삼권분립과 권력견제를 통해서 더욱 더 훌륭한 정치를 '구성'해나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것이 바로 정당정치의 본질이다.

    필자가 안철수 후보에게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이유 역시 그가 정당정치에 몸담지 않고 독자노선을 가져가려는 오만함과 독선 때문이다.  우리 보수 우파 시민들이 오늘날 안철수 후보에게 날카로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본질적 이유도 같은 생각 때문이 아닐까?

    만약 그가 애초부터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에 일찍이 몸담아 정당정치 내부 과정에서 후보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에 대한 비판의 출발점과 각도는 달랐을 것이다. 그가 갖고 있는 본질적 한계, 즉 정당정치의 거부를 필자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필자는 박근혜 후보보다 더 뛰어난 자가 보수를 대변하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다고 해도,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후보가 일찌감치 새누리당에 입당하여 경선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에 임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그 후보는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는 분명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녀를 신격화하고 옹립하여 마치 우리와 다른 철인처럼 묘사하는 극성팬들과 골수 친박들이 불쾌하다. 더군다나 필자는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반대하며, 대북정책 역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거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것을 지지하는 의사표시행위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1번 문항과 2번 문항 중 하나만 고르도록 하는 것에 대한 법원 판결의 해석에 나오는 말이다.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의 기준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후보를 마냥 기다리는 나이브한 시민이 되기는 싫다. 맘에 드는게 없다면서 정치적 냉소주의 혹은 무관심으로 돌아서는 무책임한 시민이 되기도 싫다.

    비유하자면 선거는 짜장면과 짬뽕 중 "더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는 선택이지, "당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시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 보수는 단결해야 한다.

    물론 무비판, 무견제로 일관하자는게 아니다. 박근혜 후보의 대선 공약은 앞으로도 가다듬어져야 한다. 그것을 위한 치열한 내부 비판과 토론은 지향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박근혜는 절대 안된다"라는 말 만큼은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근혜가 과연 될까?"라는 의문도 잠시 접어두었으면 한다. 이제는 "박근혜가 되어야 한다"라는 일념으로 뭉처야 한다.

    평가는 12월 19일 이후에 해도 충분히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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