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시인 장진성 등 세계 204명의 詩를 하늘에서 뿌려..시인들 북한에 눈 뜨다!
  • 세계 100여개 나라시인들, 북한인권 위해 '서울 오겠다'

    20만장 시, 런던 하늘에 새가 되어 날다

     
    염미화 기자 /뉴포커스 

    시인 올림픽으로 불리는 ‘시 파르나소스축제’가 런던 시간으로 지난달 26일 밤 9시, 헬기가 20만장의 시를 런던 상공에 뿌리는 것으로부터 정식 개막됐다.

    이번 축제는 204개 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204명이 모이는 역사상 가장 큰 시인들의 모임이다. 204개 나라 시인들의 대표 시들로 엮어진 시집 "THE WORLD RECORD"은 이미 출판되었고, 그 책에 있는 시들이 20만장이 되어 런던 시내에 뿌려졌다.

  • ▲ 올림픽주최위원회에서 204개 나라 시인들의 대표시를 모아 출판한 책.
    ▲ 올림픽주최위원회에서 204개 나라 시인들의 대표시를 모아 출판한 책.

    이번 축제에 참석한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의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시들도 이 속에 포함되어 런던 하늘을 날게 됐다.

    독일에서 처음 ‘도시에 폭탄이 아니라 시를’이라는 평화의 이념으로 마련된 '시 뿌리기 행사'는 여러 나라를 거쳐 올해에는 제30회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 런던에서 개최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 참석한 장 대표는 “헬기로 한 시간 동안 204명 시인들의 시를 수십만장이나 뿌려댔지만 이 광경을 지켜본 시민들에 의해 도로에는 종잇장이 남지 않았다”며 “저마다 시를 집는 광경, 바쁜 걸음들을 잠시 멈추고 시를 음미하는 그 얼굴빛들에서 나는 평화 속에서도 또 새로운 평화를 보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그 순간 나 자신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런던의 쓰레기도 시로 보이는 날이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각국의 시인들이 모두 한 호텔에 투숙하여 친목과 연대를 돈독히 하는 자리가 연일 이어졌다.

    이곳에서 특히, ‘북한에서 온 시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장 대표를 찾는 시인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들은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즈>가 소개한 장 대표의 시를 보고 ‘제목에 놀라고 내용에 또 한 번 놀랐다’며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행사장 문학파티에서 장 대표는 “독재는 이성과 감성의 통제를 위해 문학의 탄압으로부터 시작되고 또 문학의 억압과 더불어 유지된다”며 “이것이 바로 시인들이 독재에 격분해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3대 세습이야말로 지독한 독재의 증거인데 선진국들은 북한보다 기름 때문인지 중동의 인권에 더 주목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권 기준이 투자가치로 계산되는 것은 씁쓸한 일”이라며 “나는 인권양심 차원에서 세계가 북한 인권에 더 관심 가져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해 참여한 모든 시인들에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 ▲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세계적인 시인 나이지리아 출신 월리 쏘인카
    ▲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세계적인 시인 나이지리아 출신 월리 쏘인카

    나이지리아 출신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세계적인 시인 월레 소잉카는 이 자리에서 말했다.

    “3년 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탈북자가 많다는 말을 듣고 그 중에서 시인도 있으리라 생각하고 알게 된 것이 장진성 시인이었다.”

    소잉카는 “(3년전) 장진성 시인을 만나기 위해 6시간을 호텔에서 기다렸지만 이상하게도 한국문학 관계자들로부터 아무 대답을 받을 수 없었다”며 “시간이 흐른 3년 하고도 6시간 만에 오늘 장진성 시인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해 많은 시인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 ▲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계관시인 케이
    ▲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계관시인 케이

    미국의 최고시인 케이는 “비행기를 타고 온 당일에 (장진성 시인의)시집을 받았지만 잠을 자지 않고 다 읽었다”면서 그의 시를 한마디로 ‘아름다운 슬픔’이었다고 평했다.

    케이는 “이 시집은 역사의 증언”,이라며 ‘세상에 이런 시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내 눈으로 봤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며 “이런 북한이 존재하는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 외의 다른 시인들도 "그 모성이 슬펐다", "분했다", "그런데 시였다", "믿어지지 않는다", "기사라면 믿지 않겠지만 시여서 믿게 됐다" 등의 많은 평을 쏟아냈다. 장 대표는 204명의 시인들에게 북한인권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미 100여개 나라 시인들로부터 서울에서 북한인권행사를 진행하게 된다면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이며 세계유명 시인들과의 개별적 만남의 자리에서도 북한인권 행사 계획을 설명, 초청하면 오겠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다.

    영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최고 시인들인 앤드류 모션 (엘리자베스 여왕이 훈장을 수상), 조셉 코트, 사이먼 아미테지도 장 대표의 기획을 적극 환영하고 있어 북한인권에 대한 세계시인들의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 ▲ 여왕 엘리자베스로부터 훈장을 받은 영국의 최고시인 앤드류 모션
    ▲ 여왕 엘리자베스로부터 훈장을 받은 영국의 최고시인 앤드류 모션
     
  • ▲ 사진=<영국의 여왕시인 조셉 코트>
    ▲ 사진=<영국의 여왕시인 조셉 코트>

    세계 여러 나라 도시들에 시를 뿌리는 행사를 주도한 칠레, 영국, 독일 시인 3인은 장 대표에게 서울에서도 헬기로 시를 뿌리는 행사를 만들어내자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에 장 대표는 ‘북한에 자유를! 남한에 평화를! 한반도에 통일을!’이라는 제목의 문화행사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이 지구촌에 분단된 남한처럼 드라마틱한 나라는 없을 것이며, 어느 나라보다 이런 한국에서 시를 뿌리는 것이 더 의미가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사진=<영국의 여왕시인 조셉 코트>

    ▲사진=<세계 여러나라들에서 평화의 시를 뿌리는 행사들을 기획한 시인들>

    런던에서 오는 14일까지 머물게 될 장 대표는 좀 더 많은 시인들과 ‘문학외교’를 펼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이번 축제를 통해 느낀 것은 각국 대표시인들이 인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고무적이었다”며 “역시 자연, 사람, 자유에 대한 사랑의 뿌리는 인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세계 유명 시인들치고 인권을 무시하는 시인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에서 인권, 평화 행사를 하게 되면 모두 오겠다는 의지들이 확고하다. 이미 메일과 전화번호를 130개 정도 받아놓았다. 서울에 돌아가면 할 일이 갑자기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는 다른 올림픽 참가 시인들의 시와 함께 라디오를 통해 런던 시민들에게 방송됐다.

    영국 BBC와 미국 AP통신도 장 대표와 인터뷰를 했고. 7월 8일에는 영국 BBC의 인기 아나운서가 장진성과의 단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 ▲ 런던서 개막한 '시 올림픽'에서 연설과 시낭송을 하고 있는 탈북시인 장진성씨.
    ▲ 런던서 개막한 '시 올림픽'에서 연설과 시낭송을 하고 있는 탈북시인 장진성씨.

    지난달 29일 영국 어린이들을 초청한 시낭송, 또 다른 7월 1일 행사에서 장 대표는 시 ‘아이들은 웃음으로 세상을 말한다.’,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사형수',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를 발표하여 행사장에 참여한 런던시민들과 세계 여러 나라 시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행사 주최측은 "영국 엘리자베스의 여왕시인인 앤드류 모션이 참가한 것이 가장 큰  영광이었고, 다음의 하이라이트는 북한의 아픈 시였다."며 "세계시인들이 북한인권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앤드류 모션은 "장진성 시를 듣기 위해 일부러 왔다. 듣는 내내 아팠다. 잊을 수 없는 시였다. 장시인이 북한인권 행사에 초청하면 서울로 꼭 가겠다."고  세계 여러나라 시인들 앞에서 말했다.  

    <이하, 장진성 대표가 지난달 29일 낭송한 시>

    아이들은 웃음으로 세상을 말한다.

     아이들은 천사여서
     웃음으로 세상을 말한다
    아름다운 꿈으로 
    꽃을 보며 웃는다
    다 가진 행복으로
    인형안고 웃는다
    끝없는 공상으로
    하늘보고 웃는다
    심지어 아이들은
    슬픔도 웃음으로 말한다 
    배고픈 나라의 아이들은
    한 조각의 빵을 보고 웃는다

    [국내최초의 탈북자신문 뉴포커스 www.newfocus.co.kr = 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