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웅의 車車車
  • 2011년 말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는 1,700만 대를 넘는다. 차가 많은 만큼 고장도 많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어떻게 하면 자동차 수리비를 덜 들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 비법은 간단하다. 바로 ‘예방’이다.

    자동차 회사의 광고에는 차의 ‘수명’이 나오지 않는다. 정비업소에서는 출고한 지 10년을 넘기면 차를 바꾸라고 권한다. 어떤 이는 15만km가 한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차의 수명은 정해진 게 없다.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한 영국인은 1960년대 구입한 ‘볼보 P1800’이란 모델을 430만km 넘게 운행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차가 잘 나간다”고 말한다.

    이 영국인도, 우리나라 정비업소 사장들도 똑 같은 말을 한다. “1~2개월마다 정비 업소에서 점검을 받고, 부품 수명이 다 되기 전에 작은 부품부터 미리 교체해 놓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동차가 늘면서 정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순정품’으로 교체하라고 하지만 미리 정비하는 습관을 들이면 차에 대한 지식도 늘고 교체할 필요도 줄어든다.

    차를 구입한 지 3개월이 지났다면 우선 엔진오일과 와이퍼,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공기압, 휠 얼라인먼트, 각종 전등과 배터리 상황을 점검해보는 게 좋다. 운행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소상공인이나 택배업 종사자처럼 많은 거리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꼭 점검하는 게 좋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1톤 트럭 대부분이 후륜구동 방식이기 때문에 빙판길이나 눈길이 많은 겨울에는 주의하는 게 좋다. 또한 제동력과 차량 수명을 늘이기 위해서는 타이어 상태는 매달 한 번 씩 점검받도록 하자. 타이어 공기압이 심하게 부족하거나 마모가 심할 경우에는 고속 주행하다 타이어가 터져 차량이 전복될 수 있다.

    불법 HID 전조등이나 별도의 전기장치를 차량에 주렁주렁 다는 것은 좋지 않다. 21세기 들어 자동차도 거의 ‘전자제품’에 가깝게 변했다. 때문에 많은 차량들이 전조등이나 오디오 튜닝을 한답시고 차량 배선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당하는 일이 많다.

    불법 HID는 본인 차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민폐를 끼친다. 오디오 튜닝을 하려고 배선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주행 중 갑자기 시동이 꺼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엔진오일은 2만km 정도 주행할 때마다 갈아주면 된다. 와이퍼는 1년에 1번 또는 2번 정도 바꿔주면 좋다. 눈이나 비가 많은 곳을 자주 주행했다면 와이퍼 작동 시 소리가 날 때 갈아주면 좋다. 가격도 1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출고한 지 7년이 되면 타이밍 벨트와 워터펌프, 부싱 부분을 살펴보자. 우리나라 차의 대부분은 ‘타이밍 벨트’로 움직인다. ‘타이밍 벨트’는 크랭크축에 장착된 기어와 캠축에 장착된 기어를 연결해 바퀴를 움직여주는 부품이다. 보통 탄력이 강한 고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오래되면 조금씩 굳어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보통 출고한 지 5~6년 또는 주행거리 8만km 정도면 교체해 준다.

    워터펌프는 차의 엔진을 식히는 냉각수를 돌리는 부품이다. 이 부품이 고장나면 차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보통 15만km 주행을 한 다음 교체하는 게 좋다고 한다. ‘부싱(Bushing)’이란 서스펜션과 차체, 바퀴 축 등을 연결하는 고무부품 일체를 말한다. 고무 부품들은 오래 되면 딱딱해지면서 갈라진다. ‘부싱’이 오래되면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승차감이 무척 떨어진다. 심지어 연비에도 영향을 끼친다.

     

    전경웅 기자는 뉴데일리에서 국방부, 지식경제부 등을 출입하고 있으며 뉴데일리 등에 자동차 컬럼을 연재한 자동차 컬럼니스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