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大統領은 안철수 大統領보다 나은가? 
      
     1% 중도를 얻기 위해 10% 열혈 우파지지층을 버렸다. 
    金成昱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非對委)의 비극적 희극은 마지막 ‘憐憫(연민)의 고리’를 끊어 버렸다. 나라를 걱정해 온 많은 이들은 이제 근본적 의문을 품게 됐다. 2012년 한나라당 재집권이 노무현 세력의 집권보다 좋은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안철수 대통령보다 나은 것인가?
     
     어제 만난 30대 右派청년은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투표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주의자·부패인사·개념 없는 아이들이 주도하는 한나라당 개혁‘쑈’의 총감독은 朴의원”이라며 “좌익의 꼭두각시가 될 안철수도, 박근혜와 한나라당도 찍을 순 없다”고 했다.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위해 가장 열심히 활동한 이들은 보수층이다. 羅후보와 한나라당이 좋아서가 아니다. 정체성 부재의 ‘짝퉁 좌파’, 울며 겨자 먹기로 찍어야 하는 次惡(차악)의 선택이지만 박원순 후보의 섬뜩한 극좌적 주장에 놀라, 백방으로 뛰었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서 물 불 안 가리며 싸웠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움직인 동력은 한나라당이 그토록 싫어하는 ‘理念이었다. 종북·친북·촛불세력(종·친·초)의 서울시 접수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었다. 인터넷 상에서 제기된 朴후보에 대한 이른바 ‘색깔론’ 공격은 羅후보를 떨어뜨린 패인이 아니라 막판에 朴후보와 격차를 좁히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실제로 그랬다. 기자의 주변에 있는 많은 2040청년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불러도 된다”거나 “천안함 폭침은 북한을 자극한 정부 탓”이라는 박원순의 극단적 발언을 문제 삼아 SNS 의용군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정작 한나라당은 어떠했나? 본질적 이념전쟁은 회피하더니 이제는 2040표심을 얻자며 좌클릭으로 暴走(폭주)하고 있다. 개방, 성장, 법치 같은 성취가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종·친·초식 선동의 선두에 서려 한다.
     
     박근혜 非對委는 1% 중도를 얻기 위해 10% 열혈 우파지지층을 내동댕이쳤다. 골수 지지층이 없는 한나라당의 총선 참패는 필연적이다. 박근혜 의원의 대통령 야망도 이와 함께 물거품이 될 것이다.
     
     개혁은 偶像(우상)의 파괴를 본질로 한다. 그런 면에서 벼랑 끝으로 신나게 달리는 한나라당의 진정한 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라를 살릴 영웅의 출현도 소수당으로 몰락한 총선 이후 시작될 수 있을지 모른다. 휴전선 너머 북한의 급변은 이를 가속시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