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18% 유통안되고 장롱에 '쿨쿨'
  • ▲ 온누리상품권 ⓒ시장경영진흥원
    ▲ 온누리상품권 ⓒ시장경영진흥원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로 도입된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다 물가 고공행진까지 맞물리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가맹시장이 전체 시장의 66% 수준에 그치는데다 상인들이 환전하는 절차도 불편하는등 숙제거리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권과 5천원권 두가지로 발행되고 있는 '온누리 상품권'은 발행 당시인 2009년만 해도 홍보 부족과 상인들의 무관심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구매 가격을 액면가보다 3% 깎아주는 전략으로 판매액이 수직상승하면서 2년새 발행규모가 지난달 기준으로 1천 759억으로 늘었다.

    특히 올 추석 명절동안 기업체와 공공기관이 800억원 어치 물량을 사들이는등 올 한해 온누리상품권의 판매 규모는 1,000억원에 이를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년째를 맞은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중간평가는 합격점이다.

    온누리상품권이 도입된이후 전국 1500여개 전통시장의 매출은 5.7%, 고객수는 6% 증가한 것으로 시장경영진흥원은 추산하고 있다.

    특히 대형 마트나 기업형 수퍼마켓 (SSM) 이 없는 지역상권에 바람몰이를 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른바 공생 경제발전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여전하다.

    전국 온누리상품권 가맹시장은 982개 정도로 전체 시장의 6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같은 시장내에서도 온누리 상품권을 받는 곳과 그렇지 않은곳이 뒤섞여 있는점도 문제다.

    때문에 소비자 특히 추석 선물로 온누리상품권을 받은 기업체와 공공기관 직원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주거지가 대부분 대도시이어서 온누리상품권을 받는 전통시장을 찾아가는 자체가 ‘일’이 돼 버렸다.

    그러다보니 아예 ‘상품권깡’으로 현금화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에는 온누리 상품권 20만원 어치를 18만~19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회수율이 백화점 상품권보다 10% 이상 낮은 실정이다.

    18일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은 2009~2011년 8월까지 모두 1759억원 어치가 판매됐지만, 이 가운데 1448억9000만원 어치 (82%) 만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95%에 이르는 대형 백화점 상품권의 회수율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온누리상품권 중 310억원 어치가 소비자들의 지갑 속에 잠자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의 역사가 3년도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정착이 빠른 편”이라면서도 “백화점 상품권에 비해 온누리상품권은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고 전통시장의 편의시설도 부족한 편이어서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은 상품권 환전방식에 대해 불만이다.

    온누리상품권을 받은 상인들의 경우 일부 새마을금고와 우체국, 신협, 기업은행 등에서만 환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 인근에 가장 많은 점포를 갖고 있는 농협에서 환전이 불가능해 이에 대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상인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또 현금 교환을 신청한 뒤 길게는 하루가 지나야 입금을 받을 수 있어 하루 벌어 생활하는 일부 상인들은 시간적 경제적 부담까지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