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찾으러왔다 육지서 좌초
  • 바다가 아닌 육지, 그것도 허허벌판 한 가운데 거대한 고래가 누워 있다면?

    주기적으로 美대륙을 쓸고 지나가는 토네이도(tornado)로 인해 가끔 수중 생물이 육상의 주택가에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10m의 거대한 고래 사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강력한 토네이도에 바다물이 말려 올라가 일부 물고기들이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경우는 있지만 몸무게가 40t이 넘는 고래가 공중으로 치솟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험버(Humber)강으로부터 800야드(약 730m) 떨어진 요크셔주 스케플링(Skeffling) 마을 인근 염성습지식생(salt marsh)에서 어린 고래 한 마리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어린 고래'라는 표현을 썼지만 보도 내역에 따르면 사체로 발견된 고래는 33ft, 다시말해 약 10m의 거대한 몸집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 일부 학자들은 발견된 고래가 '보리고래(학명 : balaenoptera borealis)'라고 추정하고 있다. 'Sei whale' 혹은 '정어리고래'라고도 불리는 이 거대한 생물은 수염고래의 일종으로 전 세계의 대양과 인접한 바다에서 발견되지만 주로 수심이 깊은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영국 학자들은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곳까지 보리고래가 밀려 올라온 이유를 놓고 갖가지 추측을 제기하는 분위기.

    일부 전문가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얕은 바다로 올라온 고래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해안가까지 떠밀려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야생동물 연구원 앤디 깁슨(Andy Gibson)은 "지난주 금요일 고래 사체가 육지에서 발견된 일은 아주 희귀한 사례로, 지난 20년 동안 영국에서 단 3차례만 보고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마디로 매우 슬픈 일"이라며 "몸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얕은 4~5피트 깊이의 강가에서 이 곳까지 떠밀려 온 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옆으로 누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태학자는 북해에 살고 있는 고래가 육지에서 원인불명의 죽음을 맞은 현상에 대해 "이상 기후로 차가운 한류의 진행 방향이 바뀌면서 일부 고래가 수심이 얕은 곳까지 떠밀려 온 것"으로 분석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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