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선정 첫 공식 반응..."과학한국의 미래 희망되기를"수석비서관회의서 입지선정 관련 보고 받고 입장 밝혀
  •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제2의 과학진흥에 기여해서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한국의 미래에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대전 대덕지구로 결정 난 것과 관련해 외부로 보인 첫 공식 반응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두고 “과학비즈니스벨트 발표와 관련해 벨트의 중요성과 취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수석비서관에서 과학벨트 선정과 관련해 미래기획관으로부터 보고 받고 이 같이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보고는 그 동안의 입지 선정 절차 및 경과에 대해 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입지 선정과 관련한 김황식 국무총리의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는 보고도 곁들여졌다.

    이날 나온 이 대통령의 첫 반응을 보면 과학벨트 선정에 대한 청와대와 이 대통령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대통령은 첫 반응에서 이미 입지로 선정된 대전 대덕지구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과학벨트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과학 한국의 희망이 되어주기만 바랐다.

    이는 과학벨트 입지 선정이 갖는 순수한 목적 자체만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 입지 선정을 놓고 영남과 호남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정치적 논란에 대해 한 발 비켜서 있겠다는 뜻이다. 정치적으로 휘말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발언 행간에 담아 둔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비교해 보면 이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대비된다. 동남권신공항 백지화와 대해 이 대통령은 전면에 등장했다. 발표는 정부에서 했지만 백지화에 대한 사과는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그러나 과학벨트 선정과 관련해서는 한걸음 뒤로 물러 서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몇 가지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동남권 신공항은 대선 공약을 깨는 것이지만 과학벨트 충청지역 선정은 공약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니 굳이 이 대통령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입지 선정에 정치적인 논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도 한 몫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충청권 선정은 과학자들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국내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과학자들이 중심이 돼 입지를 선정한 만큼 정치권 반발도 길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과학계에서 한 일을 두고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치권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순수학문인 과학벨트 선정에 정치 후폭풍이 이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지도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청와대 참모들이 과학벨트 선정과 관련해 정치적 우려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줄곧 충청권만 후보지에 오른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갈 것처럼 한 때 ‘갈지자걸음’을 걸은 점을 염려하는 것이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이런 부분을 정치권이 논란으로 몰아갈 경우 벌어질 국론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과학벨트가 갖는 대한민국 과학의 미래에 대해 말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이 대통령은 과학 발전이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것이라며 과학벨트 선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