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에서는 사회탐구영역 중 하나일 뿐, “내신용 과목 불과” 학계, “고교 졸업 및 대입 자격으로 한국사 성적 활용”
  • 필수에서 선택으로 다시 필수로…오락가락 했던 한국사가 여론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고교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내년부터 5급 공무원 공채를 비롯, 각종 공무원 시험에서도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2013년부터는 3급 이상의 한국사능력검정자격이 없으면 교원임용시험에 응시를 하지 못한다.

    대학입시에서도 교과부와 대교협 등이 앞장서 한국사 반영을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교과부가 내놓은 한국사 교육 강화방안을 보면 한국사가 완전하게 부활한 모습이다. 그러면 한국사 교육은 이제 더 이상 문제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사가 필수로 됐지만 거의 대부분의 대학은 입시에서 여전히 한국사를 선택과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교협 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를 입학전형에서 필수로 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와 부산대 등에 불과하다. 이 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여전히 한국사가 사회탐구영역 중 한 과목일 뿐이다.

    이에 따라 교육계 안팎에서는 대학입시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하지 않는 한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은 속빈 강정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면 한국사는 기껏해야 내신용 과목에 불과할 것이란 자조 섞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실제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안을 보면 한국사는 아직도 ‘사회탐구영역’ 중 하나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한국사 필수 정책이 반쪽자리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대교협 등과 함께 위원회를 구성, 한국사와 연관성이 있는 모집단위 입학전형에서 한국사를 반영하도록 적극 권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 한국사 반영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대학의 자율을 침해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사 필수 실효성 논란에 대해 학계에서는 졸업인증제와 유사한 방식을 활용해 한국사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야 고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하거나, 수능 응시 자격요건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내놓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사는 “수능시험에서 한국사가 사회탐구영역에 묶여 있는 이상 현실적으로 수험생들이 한국사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모르겠다”면서 실효성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