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학생부 조작' 무더기적발 특목고, 자율고 등 입시경쟁 치열한 학교 부정사례 많아‘성취도 저조하다’를 ‘우수하다’로 바꾼 경우도 있어
  • 다소 다혈질적인 면이 있으나 남자다운 멋과 의리가 있음(변경 전)’→‘(변경 후)남자다운 멋과 의리가 있고 올곧은 성품이 돋보임’

    관심을 끌었던 서울지역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정정 관련 특감결과가 발표됐다. 감사결과 서울시내 22개 학교가 학생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작년 12월 중 학생부 정정과 관련, 자율형사립고 1곳을 대상으로 표집감사를 한 결과 고3 담임교사가 권한없이 임의로 학생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공란에 새로운 내용을 기재하는 등 ‘부적정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서울지역 전체 고등학교 308교(공립108교, 사립200교) 중 학생부 정정 건수가 많은 30개 학교를 선정, 특정감사를 실시해 왔다.

    이번 감사는 작년기준 고3학년 학생부 정정 건수(학급당 평균) 상위 30개 학교를 대상으로 했으며 학교유형별로는 특목고가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자율형사립고는 전체 27곳 중 12곳이 감사를 받았다. 자율형공립고(17곳 중 2곳)와 일반계고 및 특성화고(전체 248곳 중 3곳)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었다.

    감사결과 모두 22곳이 학생부를 임의로 수정, 추가하는 등 학생부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유형별로는 자율고 9곳, 특목고 11곳(외국어고 6곳, 예술고 2곳, 과학고 2곳, 국제고 1곳), 자율형공립고 1곳, 일반계고 2곳 등으로 자율고와 특목고 등 입시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학교에서 부정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부를 임의로 수정, 추가, 삭제한 이유가 고3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부탁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과도한 대입경쟁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부정행위를 촉발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적발된 교사 대부분이 ‘학생부 내용을 고쳐달라’는 고3수험생과 학부모의 부탁때문에 마지못해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제자의 대학입시를 위해 학생부를 고쳐달라는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3 담임교사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희망사항’에 따라 학생부를 수정하거나 ‘교과 성취도가 저조하다’를 ‘우수하다’로 바꾸는 등 내용을 완전히 다르게 수정한 경우도 있었다. 영역별로는 장래 희망사항이나 독서이력 등 입학사정관 전형에 있어 특히 중요한 항목에 대한 수정비율이 높았다.

    감사결과에 대해 학교안팎의 교육전문가들은 이같은 학생부 조작이 입학사정관 전형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며 학생부 부정 정정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육청은 감사결과 부정사례가 확인된 교장, 교감, 교사 등 227명에 대해 감봉, 견책 등 경징계하기로 하고 앞으로 이같은 사례가 다시 적발될 경우에는 정직, 해임 등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아직 일선학교 현장에서 학생부 수정이 잘못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부정사례가 수십 건에서 100건에 달하는 교사들에 대해서만 경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결과 지적사항이 없는 학교는 30곳 중 7곳으로 자율고 3곳,특목고 2곳, 자율형공립고 1곳, 일반계고 및 특성화고 1곳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