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축 분쇄/고온멸균/건조 동시에…하루 5톤 처리 가능장마철, 구제역 2차 재앙 오기 전에 침출수 막아내야
  • 구제역 매몰지에서 배출된 침출수로 퇴비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 논란을 빚은 정운천 최고위원이 7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돼지농가에서 이를 직접 시연해 보였다.

    정 최고위원이 이날 시연한 침출수 자원화 과정은 크게 4단계로 진행된다. 폐사축 고온 멸균 파쇄 건조기에 ▲폐사축을 투입하면 ▲폐사축의 파쇄 및 분쇄, 고온 멸균/ 건조가 동시에 일어난다. 여기에 ▲미생물을 증식시키기 위한 쌀겨, 톱밥과 같은 부형제를 첨가하면 ▲최종적으로 유기성 퇴비 원료를 배출하게 된다.

    다만 매몰 가축이나 침출수가 10t 이상일 때에는 고온멸균 처리를 한 뒤 랜더링 시설을 이용해 비료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랜더링 방식은 고온멸균 처리 후 기름성분을 짜내 재활용하고 잔존물은 퇴비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구제역으로 매몰된 폐사축의 경우는 직접 폐사축을 기계에 투입하는 방법이 아닌 침출수를 끌어올려 고온 사멸/건조 공정을 거치는 방법을 통해 퇴비원료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시연회 중 분쇄기에 넣었던 돼지머리가 파쇄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배출되는 해프닝도 잠시 빚어지기도 했다. 보통 2마리의 돼지를 한꺼번에 넣는데 비해 작은 돼지머리의 부피 때문에 파쇄기에 걸리지 않았다고 농가측은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시연회를 찾은 정운천 최고 위원은 "국민들께 결과만 설명해 의구심과 두려움을 갖게 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침출수 자원화 과정을 직접 선보여 의구심을 씻어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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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한 향이 나지 않습니까" 7일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한 구제역 살처분 돼지 매몰 농장에서 한나라당 정운천 최고위원이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자원화 시연회를 개최, 침출수에 톱밥 등을 섞은 다음 고온 멸균 처리한 뒤 결과물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완성된 퇴비를 양손에 집어들고 냄새를 맡으며 "전혀 비린 냄새가 없고 고소하다"면서 "이렇게 향이 나는데 정서상 멸균 이전의 폐기물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진화 한나라당 의원도 "축산을 많이 하는 농가에 지급했으면 좋겠다. 장마가 찾아오기 전에 침출수를 빨리 이 기계로 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연회를 진행한 정성오 농학박사는 “섭씨 170도에서 멸균 과정을 거치면 악취를 발생시키는 다른 유해균들이 모두 파멸돼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이라며 “이 자원에 부형제와 미생물을 첨가하게 되면 손쉽게 퇴비원료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시연회에서는 구제역 침출수도 공개됐다. 검붉은 핏빛을 띤 구제역 침출수에서는 부패를 알리는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이 침출수 고온멸균 기계를 통해 하루에 5톤가량의 침출수를 뽑아낼 수 있는데 고온에서 멸균 처리된 침출수는 비교적 투명한 모습을 띠었다.

    정 박사는 “침출수 분석결과 세균을 비롯한 비소, 카드뮴, 수은, 납과 같은 물질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들은 통상적으로 섭씨 80도에서 멸균되고 생물학적 모든 생물들도 섭씨 170도에서는 사멸된다고 된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러스에 걸려 죽은 동물의 사체를 퇴비화 시키는데 따른 우려 목소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먹는 것이 아니라 퇴비로 자원화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볼 때 굉장히 유용한 자원이자 신기술”이라고 정 박사는 설명했다.

    이 자리를 찾은 조병돈 이천시장도 “묘목을 생산하는 과수 농가에서는 퇴비요청이 계속되고 있는데 활용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면서 “현행법상 돼지를 묻으면 3년간이나 개봉을 못하게 돼 있는데 돼지가 땅속에서 부패되길 기다려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이 같은 폐사축 멸균 처리기를 지방정부에 적극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