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비아 사태는 北韓 급변사태의 예고편 
      
     이집트는 南韓의 과거이고 리비아는 北韓의 미래이다. 
    趙甲濟   
     
     이집트와 리비아 사태를 관찰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집트는 南韓의 과거이고, 리비아는 北韓의 미래이다."
     
     이집트의 민주화 혁명 과정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닮았고, 리비아의 流血 사태는 머지 않아 북한에서 일어날 急變의 예고편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집트에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군부가 있어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과 민주화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1987년 全斗煥 정권과 군부가 민주화 시위를 계엄령과 군대로 진압하지 않고 6.29 선언으로 대응, 改憲과 선거 등 민주화 과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였던 과거를 想起시킨다. 뉴욕 타임스는 이집트 군부가 민주화 과정을 관리하면서 따라야 할 모델로 1980년대의 한국 군대를 첫째로 꼽았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개발 모델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평화적 민주화의 성공 모델도 만들었다. 경제개발의 성공으로 생긴 중산층의 확대와 각종 제도의 정착이 정치발전을 이끈 原動力이었다.
     
     리비아엔 한국과 이집트에 있는 신뢰받는 군부가 없다. 反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진압방식을 둘러싸고 軍 지휘부가 분열, 反 이상이 시위대 편으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國土도 兩斷되어 동부는 시위대 차지가 되었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카다피는 정규군을 약화시키고, 친위부대를 강화하여 政權을 유지하는 방법을 썼다. 정규군과 친위부대 사이의 갈등이 빚어졌고 군대도 애국심보다는 부족중심주의로 움직인다.
     
     김정일도 군사쿠데타를 걱정하여 군대를 분열시켜놓고 감시한다. 주요 지휘관들은 명령계통보다는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해놓았다. 상호견제와 상호감시가 너무 심하여 비상사태가 생겼을 경우 군부를 一絲不亂하게 이끌 사람을 키우지 못하였다. 더구나 최근엔 군대가 굶주리고 있다. 抗命과 脫營(탈영)이 속출하고, 탈영자를 잡으러 보낸 군인도 탈영하는 판이다.
     
     리비아 사태를 야기한 여러 조건들은 북한에도 모여 있다. 장기집권, 세습, 카다피와 김정일의 노쇠, 권력층의 부패, 경제난, 청년층의 失業사태, 군대의 불만 등등. 지난 3년간 한국이 對北지원을 중단하고, 미국이 對北금융제재를 강화한 결과 체제유지의 2大 버팀목인 군대와 평양시민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약80%의 주민들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여 먹고 살지만 평양시민들과 군인들은 정권의 배급기능에 의존한다. 이 배급기능이 지금 마비되어가는 중이다.
     
     리비아의 카다피처럼 북한에 소요사태가 생기면 김정일은 반드시 流血진압에 나설 것이다. 북한에서 발생할 소요사태의 성격은 민주화 시위가 아니라 "밥을 달라" "쌀을 달라"는 식의 생존 욕구의 분출일 것이다. 이런 시위를 진압하기는 어렵다. 민주화 시위대엔 反動분자들이라고 하여 강경진압을 할 수 있지만 "공산주의는 쌀이다"고 주장해온 북한정권이 쌀을 달라는 人民들을 향하여 총을 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배고픈 인민들을 향하여 배고픈 군인들이 총을 쏘게 하면 반드시 무리가 생길 것이다. 리비아처럼 군인들이 발포를 거부, 抗命하고, 시위대 편으로 넘어가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군대는 김정일에게 충성하는 부대와 인민들을 보호하는 부대로 갈라져 內戰상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리비아처럼 평양을 제외한 全지역이 反軍에 넘어가면 김정일 세력은 평양을 死守하겠다면서 발악을 칠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응도 이번 리비아 사태의 경우처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무자비한 流血진압 장면은 CNN, BBC, KBS, NHK 등에 의하여 세계로 번질 것이다. 북한의 휴대전화는 35만 대에 불과하지만 결정적 장면들을 찍어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 미국, 유엔, 일본, 유럽이 중심이 되어 김정일 一家와 충성분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보복과 제재가 가해질 것이다. 특히 한국은 '流血진압 지휘자에 대하여는 공소시효 없이 처벌한다'고 경고할 것이고 유엔안보리는 김정일 一黨을 국제형사재판소에 고발하고, 재산동결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김정일 정권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김정일의 세 아들은 서로 싸울 것이고, 장성택은 反軍 편으로 넘어가 살 길을 찾으려 할지 모른다.
     
     카다피가 화학무기를 쓸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면 김정일도 核무기 사용 운운하면서 공갈을 칠 가능성이 있다. 核공갈은 필연적으로 국제적 개입을 부른다.
     
     독재자는 강한 듯하지만 시위가 일어났을 때 流血진압을 하면 出口를 스스로 닫게 된다.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이 시작된다. 더 많은 시민들을 죽이다가 측근이나 反軍에 피살 또는 체포되든지 자살하는 게 하나의 공식이다. 김일성의 제자 차우세스쿠가 갔던 길이다.
     
     리비아, 이집트, 튀니지의 혁명은 민간인의 순수한 시위가 武力진압에 의하여 소요사태로 확대됨으로써 폭발한 것이다. 북한에 그런 단초를 누가 만들 것인가? 역사를 바꿀 애국자는, 全주민의 약80%를 차지하는 시장세력중에서 나올 것인가, 아니면 군인들과 평양시민들중에서 나올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북한정권이 그런 단초를 스스로 만들어낼 것인가.
     
     北은 조심해야 할 지금 對北풍선을 보내는 지점을 타격하겠다는 공갈을 치고 있다. 韓美연합 훈련에 대응하겠다는 위협도 한다. 이런 게 자살로 가는 길을 열지도 모른다. 오만불손한 공산당은 늘 자충수로 망한다. 남북한 좌익들의 동반자살은 의외로 간단하고, 허무하게 이뤄질지 모른다. 토마스 제퍼슨의 유명한 예언-'자유라는 나무는 애국자와 독재자의 피를 마시면서 자란다'-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