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천만원 이상 고액연봉자도 대폭 증가

  • 과도한 복리후생으로 '신(神)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에서 연봉이 1억원 이상인 고액급료자가 지난해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방만경영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억~1억5천만원의 고액급료자는 2007년 271명에서 2008년 228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28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해당 연도별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8.9%, 2008년 32.2%, 지난해 40.1%로 매년 30~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1억2천만원이 넘는 초고액 연봉을 받는 직원은 2008년 28명에서 지난해 76명으로 늘었고 올해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배 의원은 밝혔다.

    이사장 급료도 2007년 7억2천393만원, 2008년 8억282만원, 작년 6억4천844만원 등으로 금융공기업 중에서 산업은행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지난해 자기개발휴가 7일과 경로효친휴가 3일 등 특별휴가 제도를 만들어 연차휴가보상금으로 1인당 600만원을 지급했으며 요양비로 1인당 최고 4천340만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사규를 변경했다.

    그밖에 직원 자녀의 사설 학원비로 1인당 연간 120만원씩 지급하도록 했다.

    배 의원은 "거래소가 지난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민간기업 행태를 벗고 공공성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며 "거래소의 복리후생은 모든 공공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과도한 복리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감사원은 한국거래소 감사 결과,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경영개선 노력에도 증권거래 수수료 체계나 복리후생제도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배 의원은 거래소가 과도한 복지에 관심을 쏟는 것과 달리 적자기업 관리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에서 2008년과 2009년, 올해 상반기 등 3개년 연속으로 적자를 낸 상장사는 227개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일 현재 코스닥시장 상장사 970개사의 23.4%를 차지하는 규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개년 연속 적자기업이 46개사로 전체 702개사의 6.5%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의 연속 적자기업 비중이 유가증권시장의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규정에 따르면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퇴출된다.

    배영식 의원은 "이들 부실기업은 자칫 투자자들에 큰 손실을 안겨주고 증시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거래소는 적자기업의 실태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