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서 직책 누락‥당대표자회도 불참김영춘도 국방위 부위원장 면직된듯
  • 북한의 인민군 총사령관이기도 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으로 `군 서열 2위'인 조명록(82)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겸직해온 군 총정치국 국장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

    조명록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최고위급 인사 5명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일원으로 발탁됐지만, 만성 신부전증으로 몇 년 전부터 거의 활동을 못해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 실제로 그의 역할을 대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록은 이번 당대표자회의 주석단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지병이 심각한 상태로 악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9일 공개한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포함) 30명의 프로필에 조명록은 "총정치국장을 거쳐 2009년 2월부터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으로 사업"이라고만 기재돼 있다.

    여기에서 `총정치국장을 거쳐'라는 표현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즉. 현재는 총정치국장이 아니고 국방위 제1부위원장만 맡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정치국 위원의 프로필에도 `‥를 거쳐' 라는 표현은 자주 등장하기만 두 가지 이상을 겸직하는 인물에는 꼭 `OO 겸 XX' 식으로 명기됐다.

    예컨대 당 비서국 비서(선전 담당)로서 지난 5월부터 당 선전선동부장을 겸직해오다 이번에 정치국 위원으로 발탁된 김기남의 경우 "2010년 5월부터 당 중앙위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으로 사업"이라고 프로필에 명기됐다.

    이번 정치국 위원 발탁 직전에 맡았던 두 가지 직책을 모두 분명히 밝혀 조명록의 경우와 분명히 형식과 내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조명록이 북한 매체 보도에서 '군 총정치국 국장'으로 호명된 것은 1년7개월여 전인 작년 2월1일 중앙통신 보도가 마지막이었다.

    또한 국방위 부위원장과 인민무력부장을 겸직해온 김영춘도 조명록과 동일한 이유로 국방위 부위원장직에서 밀려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영춘의 경우 조명록과 동일한 형태로 "국방위 부위원장을 거쳐 2009년 2월부터 인민무력부장으로 사업"이라고만 돼 있어, 역시 `‥를 거쳐'로 표현됐던 직책(국방위 부위원장)이 그 다음 부분에서 누락됐다.

    다시 말해 김영춘이 현재 두 직책을 모두 갖고 있다면 "국방위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으로 사업"이라고 기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춘도 조명록처럼 심한 지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시력과 청력을 거의 상실할 정도로 당뇨가 심해 작년 6월 중국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직영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는 설도 나돌았다.

    김영춘이 북한 매체 보도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호칭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수행단을 소개한 지난달 30일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보도가 마지막이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