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8일(현지시간) "CEO(최고경영자) 리더십만으로 바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CEO 리더십은 국가의 리더십이 아닌 기업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저녁 한 식당에서 가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와 기업은 공(公)과 사(私)의 차이만큼 다르며, 국가운영을 위해선 CEO 리더십에다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기업의 리더십은 글로벌한 경쟁 속에서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잘 조직해 이윤을 내는 리더십이지만 국가는 좀 다르다"며 "국가는 효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복지를 챙기고 약자를 보호해야 하며, 강대국이 이웃에 있을 경우 국방을 유지해야 하는 등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그런 면에서 퍼블릭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통일도 안 된 상태로 국가를 건설하는 '네이션빌딩'(nation building)이 진행 중이며, 국가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 국가의식, 국가목표, 국가전략, 국가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경영에서의 CEO 리더십 한계론을 강조한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기업인 출신인 이 대통령의 CEO 리더십 한계를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운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이런 해석을 의식해 "내 말의 취지는 국가에도 CEO적인 안목과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국가라는 것은 그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CEO 리더십 플러스 알파로 중요한 공(公)에는 사(私)와는 다른 본질적인 덕목과 리더십의 구성내용이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지사는 "그것의 핵심은 국가의 건국이념, 국가의 운영원리가 뭐냐, 국가가 이웃나라와 관계해 어떻게 존립이 가능하냐는 문제의식"이라며 "CEO 리더십은 경제적 효율성을 갖고 경쟁하지만, 국가는 합리성과 효율성과는 다른 매우 폭력적인 전쟁 또는 국가의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 센카쿠 열도의 일.중 간 분쟁이나 과거 일본과의 식민지 관계를 보면 무슨 합리성, 도덕성이 있느냐"며 "국가의 리더십은 경제적 효율성을 중심으로 하는 CEO 리더십과는 다른 덕목과 원리가 있으며, 공과 사처럼 다른 원리가 있으며 퍼블릭 리더십이라는 게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공무원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영혼이며, 그 영혼의 핵심은 애국심"이라며 "국가의 역사, 국가의 가치,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희생한 목숨을 기억하고 받들어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처럼 취약한 국가관을 가진 공무원들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자신이 한나라당내 친이(親李)계 후보로 불리는 데 대해 김 지사는 "후보가 아니니 후보로는 안 불러줬으면 좋겠고, 친이냐는 부분은 일관되게 이명박 대통령을 밀었기 때문에 저는 분명히 친이다"라고 답변했다.

    김 지사는 그러나 "경선이 끝났으면 친이, 친박 구분을 끝내고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얘기를 대통령께도 말씀드렸다. 하지만 경선이 끝난 후에도 친이.친박 갈등이 현존했던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양쪽의 관계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청와대 비판 발언을 둘러싼 해석과 관련, 그는 "중앙정부가 하는 것 중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일관되게 비판해왔는데, 최근에 와서 `대통령.청와대와 각을 세운다' '대권전략의 일환이다' `노이즈 마케팅이다'라고 얘기들을 하는 것은 억울하며,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