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의보감에 보면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10가지 병 중 9가지가 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痰)에는 풍담(風痰), 기담(氣痰), 열담(熱痰) 등 다양한 담이 있으며 그 중 습담은 비만과 관련이 있다. 
     

  • ▲ 습담(濕痰)을 방치할 경우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 습담(濕痰)을 방치할 경우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습담(濕痰)이란, 말 그대로 습한 기운이 담처럼 쌓인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 속에 있는 비장에서는 영양소를 공급하고 각종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비장에 문제가 생겨 불필요한 지방이나 수분을 배출하지 못하면 습담이 되어 몸 안에 축적된다.

    습담은 지방으로 뭉쳐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식이요법이나 운동만으로는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또 습담의 원인인 비장을 치료하지 않으면 다시 습담이 쌓이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광동한방병원 로하티센터의 두인선 원장과 오행센터 조진형 원장으로부터 다이어트의 천적인 습담의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요요 없이 살 빼려면 습담부터 치료해야

    가스가 차서 배가 더부룩해지거나 아랫배가 묵지근하고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몸에 붓기가 심해서 아침엔 늘 입던 바지가 잘 맞지 않거나 반지도 잘 안 들어가고 저녁땐 구두가 꽉 끼는 증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습담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체내에 쌓인 습담은 비장의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고 소화 및 장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습담이 심해지면 어지럼증이나 의욕저하, 성욕 감퇴 등의 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습담치료는 먼저 몸 안에 쌓인 습담을 배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습담의 배출을 위해서는 개인의 상태에 맞는 한약과 한방요법을 적절히 병행하여 시행한다.
     
    광동한방병원에서는 계지 등이 들어있는 한약을 복용케 한 후, 애엽(말린 쑥), 박하 등을 이용한 좌훈을 실시하여 땀으로 습담을 배출하는 치료를 하거나 해독작용을 돕는 복령(소나무 뿌리에 자생하는 버섯류)이나 대황이 들어있는 한약을 복용하게 한 후, 습담이 쌓인 부위에 지방을 분해시켜주는 금침과 수침을 시술해 습담이 경락을 따라 대소변으로 배출되도록 돕는다. 오행침 중 하나인 금침이나 수침은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좌훈은 노폐물을 제거하여 얼굴의 혈색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어 습담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습담치료는 이미 생긴 습답을 제거하는 치료 외에도 다시 습담이 생기지 않도록 비장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병행한다. 광동한방병원에서는 비위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습담이 발생한 부분에 뜸을 떠 치료한다. 뜸의 주 재료인 쑥의 온기는 경혈 깊숙이 침투하여 전신 기혈순환을 돕고 인체의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우수하다.

    이외에도 전문 테라피스트들이 약찜(체질과 증상에 맞는 약재를 사용한)을 이용해 시술하는 등경락이 있다. 습담환자의 경우, 기혈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근육의 뭉침, 부종이 잘 생기는데, 약찜요법은 장기기능을 강화하고 기혈 순환을 도와 근육을 이완시키고 몸이 붓는 증상을 완화하여 습담치료에 효과적이다.


    ◆ 생활 속 습담 예방법

    나이가 들면 장기의 기능이 약해서 인체 내 수분과 지방 등의 뭉침(담) 현상이 쉽게 일어난다. 이로 인해 인체 내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 몸이 붓거나 비만으로 이어지게 되고 제 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지방간이나 당뇨병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먼저 습담증 자가 체크리스트(Tip 참조)를 통해 자신의 상태가 어느 정도 인지를 파악해 보고 테스트 결과 습담이 의심된다면 적극적인 개선노력을 해야 한다.
     
    △ 식습관 개선
    불규칙한 식사나 폭식은 비장의 기능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항상 규칙적인 식사를 하도록 노력한다. 시간이 없어 아침식사를 하기 어렵다면 선식을 활용하자. 각종 곡류는 비장의 허한 기운을 보해주며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준다. 특히 율무와 밤, 검은 콩 등을 골고루 섞어 먹으면 소화에도 좋고 하루 종일 든든하게 보낼 수 있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습담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다.
     
    △ 운동습관
    운동부족도 습담으로 인한 비만을 유발한다. 습담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3~5회 정도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은 근육에 산소를 공급해 지방을 연소시켜 주는 유산소운동(조깅, 줄넘기, 에어로빅, 수영, 자전거 등)이 도움이 된다.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계단을 이용하거나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체조도 있다. 일어선 자세에서 두 손을 단전에 모으고 한 손은 머리 위로 올리며 하늘을 밀듯이 하고 다른 손은 바닥을 향하여 땅을 밀듯이 양 손의 위치를 바꿔가며 10회 반복하는 행위나 양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선 자세에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30회 반복하는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비장을 튼튼하게 해 준다.
     

    # Tip. 습담증 자가 테스트 :
     
    1. 소화불량이 있으며 가스가 차서 많이 먹지 않아도 배가 더부룩하고 답답한 편이다.
    2. 잘 붓는다. 아침에 반지가 잘 맞지 않거나 저녁 때 구두가 꽉 낀다.
    3. 몸이 무겁다.
    4. 잠은 잘 자는 편이지만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엇보다 싫다.
    5. 날이 흐리면 여기저기 쑤셔오고,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고 나면 조금 낫다.
    6. 머리가 무겁고 종종 어지럽다.
    7. 매사 의욕도 별로 없고, 성욕도 떨어진다.
    8. 복부비만으로 만성적인 허리통증과 무릎통증이 있다. 치료하면 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프다.
    9.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즐기지 않는 데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10. 대변이나 소변을 보고 나도 개운치가 않다.
    11. 물을 잘 안 마신다.
    12. 피부는 흰 편이지만 잡티가 신경 쓰인다.
     
    = 0~2개 : 아직 습담증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규칙적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 3~5개 : 습담증 위험군. 습담증 여부를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 6개 이상 : 습담증. 습담증 치료가 꼭 필요하다.

    * 도움말 : 광동한방병원 로하티센터 두인선 원장/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조진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