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유선. ⓒ 뉴데일리
    ▲ 최유선. ⓒ 뉴데일리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346㎡크기의 푸른색 돔이 한강 위에 떠있다.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47억 원을 들여 만든 이 돔은 당초 야외공연장으로 만들어졌으나 완공 직후 10여 차례의 시범공연 이후 거의 공연을 열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돔을 감싸는 네 개의 회전문의 아귀가 맞지 않아 강바람이 공연장 안으로 그대로 들어왔기 때문이고, 이후 보수공사를 거쳤음에도 홍보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돔은 공연이 없을 때에는 카페로 쓰이고 있다. 

    국민의 혈세가 새는 소리는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들려온다.
    가장 가깝게는 누구나 어렸을 때 한 번쯤 의아해 했을 만한 ‘멀쩡한 보도블록 새로 깔기’이다. 아무 이상 없는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로 까는 이유는 예산이 남으면 다음 해 예산이 깎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경기 퇴촌 토마토축제, 강원 용대리 황태축제, 충남 안면도 꽃 박람회, 청송문화사과 축제 등 2006년 기준 1176개에 다다르는 이름도 생소한 수많은 축제들은 보령 머드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 열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성공사례를 제외하고는 지방 도시들을 빚더미에 올려놓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모두 제 45차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이창원 교수가 지적하듯 ‘탁상행정’으로 인해 시민의 혈세가 새어나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창원 교수 역시 인천시의 자전거도로설치 등 여러 예를 들어 정부의 구멍 뚫린 행정 처리에 문제를 제기하며 비효율적인 행정 시스템, 체질 개선이 필요한 공기업, 끝없이 증가하는 공무원의 수에 대해 비판한다.  

    사실 위의 문제들은 서로 연계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행정부가 중심인 사회이기 때문에 행정 조직은 점점 비대해지고, 이는 조직의 서열을 세분화하며 이에 따라 연봉구조나 의사소통구조도 수직적, 비효율적이 된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비효율성은 일의 배분이나 직무의 처리에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같은 일을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되고 공무원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렇게 행정 조직은 더욱 비대해지고 정책 또는 도시계획을 ‘머릿속으로만’ 구상하여 만들어내는, ‘나라를 위해’ 탁상공론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진다. 

    이 악순환을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요소들은 모두 나라의 ‘구멍’이다. 금융위기를 맞은 그리스는 이러한 구멍들이 모여 한 국가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따라서 우리는 공직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행정 조직의 관료제에서 탈피해야 하며 새어나가는 예산 낭비를 줄여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등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작은 구멍부터 막아야 튼튼한 댐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