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弱한 국가, 失敗한 국가, 崩壞한 국가 

     로버트 로트버그(Robert Rotberg)라는 사람이 <약한 국가, 실패한 국가, 붕괴한 국가>라는 논문을 쓴 적이 있다. 약한 국가는 범법자들에 대한 치안능력을 잃은 나라, 국토를 방어하지 못하는 나라라고 했다. 실패한 국가는 국가 안에 국가를 우습게 아는 준(準)국가 단위가 생겨, 내란, 폭동, 인종분규, 종교분쟁...등이 만성화 된 국가라고 했다. 붕괴한 국가는 문자 그대로 망한 국가다.

     우리는 어디 만큼 왔을까? 우리는 지금 약한 국가와 실패한 국가의 중간쯤 와 있다는 느낌이다.
    ‘촛불’에 꼼짝 없이 당한 국가, 용산 방화치사범(放火致死犯)범들에 ‘사과’한 국무총리, 천안함 폭침에 대해 중국 러시아 중국에 눌려 별수 없이 주춤거리는 이명박 정부...이게 다 실패한 국가를 향해 질주하는 약한 국가 아니고 무엇인가?

     실패한 국가의 증상들 또한 여기에 추가되고 있다. 국민의례보다 민중의레를 고집하는 각종 단체들,...국가는 이런, 국가를 능멸하는 제멋로 단위들과, 그로 인한 사실상의 내전상태에 속수무책이다. 기껏해야 ‘중도실용’으로 살살 사탕발림이나 하고 아첨이나 하고 있을 뿐. 
     지역주민들의 저항, 종교인들의 국가(정부)  적대시, 군대 간 아들을 위해 군기(軍紀)에 도전하는 엄마부대, 공무원의 노조투쟁, 메신저와 투위터를 통한 청소년들의 국가 도전 행위, 이에 편승한 김정일 의 선동. 선전, 공작, 사이버 공격, 그리고 저들의 비(非)대칭 전력과 그에 겁먹은 여야 정객들의 투항주의.

     이런 상황은 근래의 콜롬비아를 연상 시킨다. 마약 대통령 에스코발은 정부를 압도하는 무력과 재력으로, 마약 범죄 조직에 적대하는 정치인, 언론인, 치안당국자에 대한 무자비한 암살, 테러, 폭파, 공갈 협박으로 콜롬비아를 내란 상태의 ‘실패한 국가’로 몰아 갔다. 그런 그를 그의 고향 메데인 주민들은 영웅 취급을 했다. 그가 돈으로 주민들을 매수했기 때문이다. 
     그 후 에스코발은 사살 당했지만 지금도 콜롬비아는 국가 안의 또 하나의 국가 ‘마약 카르텔’과 더불어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지금 그 근처로 질주하고 있다. 다행이 박정희 대통령과 우리의 경제력 덕택에 그 여력으로 최악은 유예되고 있다. 그러나 추세는 확실히 약한 국가에서 실패한 국가로, 거기서 다시 붕괴한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면 지나칠까?

     경찰청장이 범법자를 진압했다는 이유로 목이 잘리고, 판사들이 범법자를 주관적 잣대로 풀어주고, 검찰이 스폰서 때문에 스타일 왕창 구기고, 간첩 잡으라는 기관이 김정일과 정상회담 추진하는 기관으로 변질하고, 집권당이라는 것들이 천안함으로 된통 얻어맞고서도 “그것을 정쟁화 하지 않겠다”고 움추리는 마당에, 나라가 약해지지 않고 실패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다.

     다행인 것은, 이 약한 국가, 실패한 국가를 만들고 있는 주력군이 선동가들의 속임수에 기꺼이 넘어가 주는 3류 대중이란 점이다. 이게 왜 다행인가? 망해도 지들 탓이니까. 그래서 남의 탓으로 뒤집어 씔 수는 없을 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