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소현 ⓒ 뉴데일리
    ▲ 임소현 ⓒ 뉴데일리

    대한민국은 1996년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가입했지만 아직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에 선진화의 걸림돌이 되는 10대 과제를 제안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월례토론회에서는 국민의식의 선진화를 위한 실행과제로서 “국가정통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가 필요하다,”“민주질서와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 등을 토론했다.

    그 중 가장 고려되어야 할 점은 바로 올바른 법치주의의 확립이다.

    법은 한 사회 내에서 사회 구성원들 간의 규칙, 즉 국민들 모두가 지키기로 한 약속이다.
    한 국가 내의 국민들이 법을 잘 준수하면 그만큼 평화롭고 안정적인 사회가 구현되고, 높은 국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국가가 형성된다. 따라서 사람이 아닌 법이 국가를 지배한다는 법치주의는 선진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적 토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국민들은 작은 교통질서 하나도 가볍게 어기기 일쑤이고, 마땅히 처벌해야하는 일에 대해서도 본인과 연고가 있으면 눈감아주기 바쁘다.
    사회의 지도층의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사회의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의 사람들 사이에서 각종 뇌물수수와 부정부패가 난무하고, 법에 의해 처벌하려 해도 지나고 보면 온갖 방법을 써서 법의 그물망을 빠져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국민들이 법을 준수하는 것을 가볍게 여기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의 바탕에는 근본적으로 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존재하고 이것은 곧바로 선진화의 걸림돌로 직결된다.

    싱가포르는 엄격한 법에 의한 통치로 전 세계적으로 국민들의 준법의식과 정치인들의 청렴수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65년에서 1990까지 재직한 싱가포르 초대 총리였던 리콴유(李光耀)는 강력하고 철저한 법치를 바탕으로 빈곤한 작은 도시국가였던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높은 수준의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싱가포르가 이렇게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비단 쓰레기를 길에 버리거나 무단횡단을 했을 시에 부과했던 어마어마한 액수의 벌금 때문만은 아니다.
    엄격하게 제정된 법만큼이나 철저하게 법을 집행했던 것이 바로 싱가포르의 국제적 위치를 바꿔놓은 것이다.

    특히 ‘마이클 페이 사건’은 한 미국 청소년 마이클 페이가 싱가포르에 여행을 왔다가 장난삼아 자동차에 낙서를 하고 유리창을 깨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자 징역 4개월과 태형(몽둥이로 엉덩이를 때리는 형벌) 6대를 선고한 것으로, 심지어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까지 나서서 선처를 호소하였지만 그대로 법을 집행해 어느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법을 적용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법을 적용해 법치주의를 제대로 확립해 국가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린 싱가포르의 예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은 어떤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친분이 있다고, 혹은 금전적으로 유혹이 존재해도 흔들림 없이, 예외 없이 법을 집행해 제대로 된 법치주의를 실현한다면 국민 모두가 준법의식이 고양되고 선진 사회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