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의식을 개선하자, 사고를 전환하자는 말을 많이 한다. 일단 ‘변하자’는 것이다.

  • ▲ 천영준 ⓒ 뉴데일리
    ▲ 천영준 ⓒ 뉴데일리


    특히 경쟁 사회에서 ‘혁신’이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의 프로세스, 문화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번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라고 한 말은, 이제 혁신과 변화 이론에서 이디엄(Idium)으로 떠오른 말이 되었다.
    그렇지만 의식과 사고를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내부의 저항이다.
    혁신 전도사이자 경영학자인 제프리 페퍼 교수는 ‘의식의 혁신을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변화가 늦어진다’고도 이야기했다.

    의식의 변화, 한국 선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일까?
    우리의 뿌리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아는 일이다.
    이 주제를 기반으로 한국의 정체성, 법치 의식, 올바른 경제 인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25일 한국선진화포럼에서 월례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강규형 교수는, ‘민족과 국가’를 감정적으로 혼돈하는 이들을 질타하면서, 우리의 과거와 정통성에 대한 분명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우리 발전 과정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분명,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들의 관점 차이와 분란에 의해 그 본질이 흐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일부 이론가들은 임시정부를 대한민국의 기원으로 삼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이 갖는 맹점이 있다. 임시정부가 ‘독립지사’이자 ‘영웅들의 집단’이라는 믿음을 너무 강하게 가진 나머지, 한국이 갖고 있는 정체성을 임시정부는 아나키스트, 공산주의자, 인민민주주의자 등 수많은 이념적 지평을 가진 이들이 정제되지 않은 채 체제를 구성한 경우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명확한 증거, 근거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객관적인 진단과 평가를 거치지 않은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를, 우리가 갖고 있는 역사적 유산과 한국인의 맥락에 맞게 재조명한 실천가(Practitioner)이자 사상가를 우리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다름 아닌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이다. 도미 이후부터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갖고 있는 다양한 표현 방식-선거제도, 국가 구성, 경제 정책 운영 등-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본 그의 흔적을 우리는 사료와 많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갖고 있다.
    독립운동사에 대해 강하게 옹호하려던 나머지, 우리가 ‘동화’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임시정부의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른, 분명하고 객관적인 증거에 입각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통성 이야기를 할 때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양대 정체성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고, 또 명확한 사료로 남겨져 있는 쪽의 이야기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현 존재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다.
    ‘우리 국가의 기점은 언제인가?’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연 역사적으로 올바른 과정으로 출발하였는가?’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편들기’식의 관점으로는 절대 논쟁을 벗어날 수 없는 화두들이다.
    우리의 뿌리를 분명하게 진단해보자. 분명한 ‘증거’와 실증적 근거에 바탕한 판단이야 말로, 국가 의식 선진화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