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9시45분경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경비 중이던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인해 침몰되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조해 있던 해군 장병 104명이 바다로 뛰어들어 27일 오후 2시 현재까지 58명이 구조됐으나 나머지 장병들의 생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사고는 초계함 선미 부근에서 원인 미상의 폭발로 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사고 직후 익명의 군 소식통은 "천안함이 선체 뒤쪽부터 침몰 중이며 (북측으로부터)공격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힌 뒤 "당시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에서 북쪽의 미상 타킷(선박)을 향해 발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통신사 등 각종 언론에 빠르게 퍼져 '사고 직전 북측 선박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물체가 천안함 근처에 있었다'는 식의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근처 해역에서 미확인 선박을 발견, 오후 11시부터 약 15분에 걸쳐 포사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해졌다.

    더욱이 사고 직후 백령도 인근에 포격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 제보가 빗발침에 따라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두고 북측의 '도발'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국방부는 27일 자정 무렵 긴급브리핑을 통해 "해당 함정의 바닥이 원인미상으로 구멍이 뚫여 침몰됐다"면서 "작전 중 초계함 레이더에 미상 물체가 포착돼 경고사격을 했고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보아 새떼로 추정되나 정확한 내용은 현재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북쪽의 미상 타킷(선박)을 향해 발포했다'는 군 관계자의 발언은 북측 선박이 아닌 새떼로 추정되는 미미한 물체가 접근한 사실을 오인해 확대 과장된 것이라는 게 국방부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 국방부 관계자는 2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고 경위를 두고 언론에서 너무 앞서나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아직 실종자의 생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가라앉은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조사도 하지 않고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방부의 공식 브리핑 그대로 당시 레이다 망에 미확인 물체가 포착돼 약 5분간 경고 사격을 한 일은 있지만 북한 소속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출현했었다는 모 관계자의 발언은 확인도 안된 사실일 뿐더러 근거가 매우 미약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폭발 사고를 두고 북한 측에서 미리 설치한 기뢰나 소형 잠수함에서 발사한 어뢰와 충돌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사고 발생 해역의 수심이 낮은 편이라 속단하긴 힘들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