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年末 모임에 가 보면 李明博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原電 건설 수주에 대한 칭찬일색의 분위기이다. 지지율이 60%를 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수주 전담 대통령'이란 별명도 등장하였다.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原電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자연히 李承晩, 朴正熙의 역할을 언급하게 된다. 李 대통령이 뿌린 씨를 朴 대통령이 거대한 원자력 산업으로 키우고, 두 번째 李 대통령이 수출산업으로 만든 과정을 짚어가면 "역시 한국은 위대하다"는 결론을 맺는다. 좋은 現代史 교육 자료가 생긴 셈이다.
     
     좋은 일은 한 사람에 의하여 이뤄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50여년에 걸친 피, 땀, 눈물의 투자가 있었고, 그 열매를 李明博 대통령 시절에 와서 따게 된 것이다.
     
     "原電은 안 된다" "종합제철은 안 된다" "고속도로도 안 된다"고 주장한 이들이 언제나 훨씬 많았다. 이런 비판, 비관론자들의 제자들이 요사이는 "4대강 정비는 안 된다" "세종시 수정은 안된다" "자유통일은 안된다" "韓美연합사 해체 저지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一流국가가 될 수 없다" "중국이 북한을 먹을 것이다"는 논지를 편다.
     
     비관론자, 비판론자들의 강점은 "안 된다"는 논지가 一見 정연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맞서 "된다"고 주장하는 낙관론자나 건설자들의 論旨(논지)는 어딘가 허점이 많은 듯하다. 李承晩 대통령이 1950년대에 "우리 민족은 30년쯤 지나면 一流국가 문턱까지 간다"고 이야기하였을 때, 朴正熙 대통령이 年産 50만t급도 너무 크다는 국제적 평가를 무시하고 300만t 규모의 종합제철소를 건설하여 키워간다는 결단을 내렸을 때, 吳源哲 팀이 중화학공업 건설의 대사업을 밀어붙일 때, 全斗煥 대통령이 88서울올림픽 유치를 결단하였을 때도 반대의 논리는 정연하였고 "된다"는 주장은 뭔가 막연하고 어설퍼 보였다.
     
     결단의 사나이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지도자의 고독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어떤 초등학생의 事後분석도 가장 위대한 정치가의 事前예측보다 낫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분석하기는 쉽지만 정치인은 혼돈상태에서 불충분한 정보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실이 다 밝혀지고, 사건이 다 진행된 뒤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라고 事後평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엔 事後분석가들이 너무나 많다. 천박한 지식을 갖고 오만하게 남을 裁斷(재단)하는 이들이 많다. 분석과 논평이 역사를 만들지는 않는다. 참여, 생산, 건설, 행동이 역사를 만든다. 약점 많은 인간이 제한적인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는 데 오류가 없으면 그게 이상하다. 민주주의는 잘못이 발견되면 이를 시정할 수 있다. 독재는 잘못을 바로잡는 기능이 마비되어 있음으로 결국은 自充手(자충수)로 自滅하는 것이다.
     
      트루먼은 또 <나는 사람 속에는 그래도 惡보다 善이 더 많다는 믿음으로 대통령職을 수행했다. 善이 惡을 누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고 했다.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그가 가진 낙관론의 근거였다. 비판과 悲觀(비관)은 쉽다. 樂觀과 건설은 어렵다. 비판을 너무 한다고 욕을 먹지도 않는다. 비판에 대한 책임을 질 일도 없다. 낙관과 건설의 책임은 크다. 성공하여도 평가가 薄(박)하고 실패하면 역적이 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위대한 낙관론자들의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업으로 하여 먹고 사는 識者(식자)들이 憂患(우환)을 이렇게 많이 일으켜도 이승만, 박정희, 정주영, 이병철 같은 낙관론자들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면서 묵묵히 꿈을 현실로 바꾸어갔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의 보통사람들이 가진 잠재력과 도덕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였다. 李明博 대통령도 그런 낙관론자 계열에 속한다. 내년부터는 法治확립과 自由통일이란 당면 과제에 대하여서도 그런 낙관적 접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