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남측 민간인 6명의 생명을 앗아간 황강댐 방류 수 시간 전인 5일 오전 해당 지역 인근 군사분계선(MDL)을 정찰한 것으로 드러나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 10여명이 지난 5일 오전 9시께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 초소를 벗어나 MDL 북방한계선까지 내려와 2시간가량 정찰활동을 벌인 뒤 정오께 북으로 돌아갔다.
    이를 놓고 사실상 황강댐을 관리하는 북한군이 4천만t이라는 대규모 방류에 앞서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 정찰했거나, 정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방류를 결정했을 가능성 등 댐 방류와 북한군 정찰을 연결하는 시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회의 한 국방위원은 "군남댐 공사를 지연하기 위해 방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당시 우리 1개 중대가 강에서 야영하는 등 전투훈련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우리의 전투력을 시험하려 물을 흘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MDL 정찰 직후 자신들이 관리하는 황강댐의 수문을 열어 물을 대량으로 방류한 만큼 그 연관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6일 새벽 북한이 댐을 방류했을 때 민간인 6명이 물에 휩쓸린 것과 별개로 임진강 하류에서 훈련 중이던 전차부대의 전차 1대가 물에 잠겼고 비록 초병의 발 빠른 대처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숙영 중이던 부대원들도 위험에 처할 뻔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일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의도를 갖고 했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의 `의도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북한군의 정찰활동을 하나의 판단의 근거로 삼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군은 북한군의 정찰과 댐 방류를 연결시키는 시각을 경계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 10여명이 5일 오전 DMZ 북방한계선까지 내려와 수색정찰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우리의 DMZ 수색정찰과 같은 개념의 일상적인 감시정찰 활동으로 이를 댐 방류와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관측 장비를 이용해 수색정찰을 하더라도 당시 임진강 하류에서 훈련 중이던 우리 전차부대를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북한군의 DMZ 수색정찰 시 우리 군은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당시 북한군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오전 내내 수색정찰을 한 뒤 되돌아갔고 평소와 다른 점도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