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한국의 나이 든 사람들은 대개 일본을 안 좋게 말합니다. “섬나라 근성 때문에 소견이 좁다”느니, 그래서 “독도 같은 돌섬 하나도 제 것이라고 우긴다”느니 하며, 일본을 비판하기를 좋아합니다.

    일본인은 자아비판의 능력이 없어서,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자탄을 투하한 책임을 전적으로 미국에 뒤집어씌우고, 일본이 몇 차례 미국으로부터, “항복하지 않으면 무서운 원자탄으로 일본 땅을 초토화시키겠다”는 미국의 경고와 위협을 무시하고 “옥쇄를 각오했다”며 큰소리치다가 결국 그 재난을 자초한 사실에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서, 그리고 승리한 하또야마과 패배한 아소를 보면서, 일본정치가 우리를 많이 앞서 있음을 실감하였습니다. 민주당은 300석이 넘고 자민당은 100석이 좀 넘으니 당분간 게임이 안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어떤 길을 가고, 야당이 된 자민당은 어디로 갈 것인가.

    하또야마, 오자와, 오가다, 캉 등의 정객들이 여당을 혼란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 같고,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야당도 다수결의 원칙에 승복하여 국회의 한 지붕 밑에서 싸울 것 같고, 일본의 정국은 곧 안정을 찾고 번영의 길을 찾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그렇게 하지 못해서, 2년의 황금 같은 세월을 낭비하였습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많이 앞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