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의 마지막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노사 교섭이 나흘 만인 2일 7차례의 릴레이 교섭 끝에 결렬됐다.

    노사는 핵심 쟁점이었던 정리해고 대상 노조원 974명의 구제를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무급휴직 외에는 희망 퇴직과 분사, 영업직 전환 등을 통해 인원을 정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노조는 무급 휴직과 유급 순환 휴직 등을 통해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사실상의 총고용 보장을 원칙으로 협상에 임하면서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회사는 최종 교섭에서 ▲무급휴직 290명 ▲정규 영업직 전직 100명 ▲분사 253명 ▲희망퇴직 331명 등 정리해고자에 대한 최종안을 제시했다.

    무급휴직과 정규 영업직 등 390명은 회사 소속으로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584명은 분사와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정리해고하는 방안으로, 6월26일 노조에 제시한 최종안에서 다소 진전된 제안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제안은 결국 60%를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유급 순환 휴직과 무급 휴직, 주간 2교대제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정리해고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맞섰다.

    노조는 정리해고 대상자의 68.2%인 664명을 8개월 무급휴직 후 유급 순환 휴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정규 영업직 전환, 분사계획 일부 철회 등 기존 희망퇴직 신청자 40여명을 제외한 사실상의 총고용 보장을 주장했다.
    또 사내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직원 19명에 대한 고용 승계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입장 차는 더 벌어졌다.

    사측 대표로 참석한 류재완 상무는 "협상 재개에 앞서 박영태 관리인과 한상균 지부장이 비밀리에 회동했고 수차례 물밑 접촉을 통해 의견을 좁혔는데 정작 협상 테이블에서 의견 차이가 더 벌어졌다"며 "회사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창근 노조 기획부장은 "노조가 양보한 6개월 무급 휴직안이 거의 타결에 도달했지만 사측이 말을 바꿔 50%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하겠다고 번복했다. 이는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성적표를 정부에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며 결렬의 책임을 사측에 돌렸다.

    그동안 극한 대립과 충돌이 계속되며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협상을 방해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어진 노-노 충돌로 점거파업 노조원과 사측 임직원의 상당수가 교섭 자체에 불만을 갖고 있어 협상에 나선 노사 대표의 운신 폭이 좁았다.

    특히 노조의 폭력시위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측 임직원들은 "저들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교섭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교섭 기간에도 노조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사진 전시를 하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강경 노조원들도 무급 휴직과 분사 등을 수용하려는 노조 집행부에 크게 반발하며 교섭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파업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문제에서도 이견을 보였다.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취하하는 것에 부정적이지 않았으나 외부세력에 대한 민형사 고소와 폭력시위 적극 가담자에 대한 형사 처벌 문제에는 쉽사리 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이번 사태가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악화됐다고 보았고, 노조는 사측의 강경한 태도를 노조 무력화 시도로 받아들였다.

    노사 모두 평화적 해결의 마지막 기회임을 공언했던 교섭이 결렬되면서 쌍용차 사태는 파국에 한발짝 다가섰다. (평택=연합뉴스)